<스포트라이트>SBS새주말드라마 "옥이이모" 아역탤런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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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60년대 내 모습을 다시 본다.』 그저 앞만보고 달려오다 급격한 사회변화 속에서 갑자기「위기의 세대」로 몰리고 있는 40~50대들이 고달픈 일상에서 벗어나 브라운관을 통해 잊고 있던 자신의 어릴적 모습을 잠시라도 회상해볼 수 있게 될 것 같다. SBS의 새 주말드라마『옥이이모』(14일 첫방송 예정)에출연하는 3명의 신인 아역탤런트인 유재영(13).장우성(12).김형기(12)는 모두 하나같이 향토색이 물씬 나는 경상도 사투리에 능한데다 분장해놓은 모습도 영락없는 60년대 시골아이다. 그중 주인공인 상구역을 맡은 유재영(대구 경일중1)은 주목해볼 만하다.빡빡 깎은 머리에 다소 넓적한 얼굴, 어딘지 모르게 순박한 표정이 궁색하고 배고프지만 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그때 그 시절」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재영이 가 맡은 극중 역할은 일찍 아버지와 어머니를 여읜 고아役. 그러나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어른 못지않게 잘 판단하는똑똑하고 공부 잘하는 아이다.
이 드라마의 기본 뼈대인 한 여인의 파란만장한 삶도 바로 소년의 그같은 눈을 통해 본 이모(옥소리扮)의 모습이다.드라마 타이틀을 『옥이이모』로 붙인 것도 그 때문이다.
이는 안방 시청자, 특히 중년 남성시청자들에게 숨겨진 이 드라마의 감상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어느 구석이든 과거속 자신과 닮은 곳이 있는 상구가 한번쯤 되어볼 때 시청자란 객관적 입장에서 벗어나 만사를 잊고 극중 상황전개에 따라 울고 웃을수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 상구의 동네친구인 종호역을 맡은 장우성이나 복태역인 김형기도 눈여겨봐야할 기대주들이다.
이중 종호역인 장우성은 동네 주먹패 노릇을 천연덕스럽게 소화해 내고 있다.가는 눈매가 매섭고 두툼해보이는 양볼은 짓궂기까지하다. 극중 술집접대부 동경댁 아들인 복태역을 맡은 김형기는어릴적 친구중에선 꼭 끼여 있는 「뺀질이」노릇을 천연덕스럽게 연기해내고 있다.
물론 이들 신인 아역들은 카메라앞에 서는게 이번이 난생처음이라 NG도 많고 연기 소화력도 아직 충분치는 않다.그러나 대사도 잘하고 연기력도 하루가 다르게 일취월장하고 있다.
중년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게 될 이들은 드라마초반 3~4개월만 출연한뒤 다른 성인 연기자에게 바통을 넘겨주고 각자의 학업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金光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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