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 … 코리안특급 찬호 부활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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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가 시범경기 뉴욕 메츠 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포트세인트루시 AFP=연합뉴스]

 7년 만에 친정 LA 다저스로 돌아온 박찬호(35)가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시속 150㎞의 강속구를 뿜으며 재기를 알렸다.

멀게만 보이던 다저스 제5선발 자리에 도전장을 내밀 만한 값진 투구였다.

박찬호는 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세인트루시 트러디션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전에서 브래드 페니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3회엔 볼넷과 폭투로 내준 1사 2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기는 노련함도 보였다.

4회에는 공 12개로 별 어려움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2이닝 동안 총 32개의 공을 던졌고, 승부구로 삼은 직구는 평균 90마일(146㎞)을 유지했다. 3회 레예스 타석 때는 최고 150㎞를 찍었다. 박찬호가 공식경기에서 150㎞ 이상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6월 27일 트리플 A전(내슈빌) 이후 8개월여 만이다. 그만큼 훈련량이 많았고, 부상이 없다는 뜻이다. 박찬호에게 이날 경기는 선발 테스트나 마찬가지였다. 1회부터 몸을 풀기 시작한 이유에 대해 박찬호는 “선발식으로 몸을 완전히 풀고 나가기 위해 경기 전에 공을 많이 던졌다. (5선발 경쟁 중인) 나에게 중요한 경기여서 실전처럼 몸을 풀었고, 경기에서도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1차 테스트를 무난히 통과한 것에서도 박찬호는 안도감을 나타냈다. “체인지업을 하나 던졌는데 폭투가 됐다. 불펜에서는 괜찮았는데 실전에서는 컨트롤하기가 쉽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그 외에는 대체로 좋았던 것 같다. 지난 3년간 이창호 트레이너와 개인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꾸준히 운동을 해온 덕에 몸도 유연해지고 허리 통증도 사라졌다”고 자평했다.

5선발 경쟁자들이 주춤하고 있어 박찬호의 이날 호투는 더욱 더 값지다. 가장 강력한 5선발 후보였던 제이슨 슈미트는 어깨 수술 후유증을 겪고 있고, 에스테반 로아이사는 1일 애틀란타전에서 2이닝 4피안타 3실점으로 부진했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대만 출신의 좌완 궈훙치는 이날 박찬호에게 마운드를 넘겨 받아 2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은 그의 고질적인 팔꿈치 부상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MLB.com)는 이들 3명의 현재 근황을 전하며 “박찬호, 제이슨 존슨, 에릭 스털츠 등을 ‘시도해 볼 만한 5선발 후보군’으로 꼽았다.

하남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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