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회사업실 환자에 도우미 역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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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당뇨병에 고혈압까지 겹쳐 입원했던 주부 B씨(33).치료 도중 자살을 기도하는등 한바탕 소란를 피운뒤 병원의 사회사업실에의뢰됐다.사회사업가가 치료에 개입,상담한 결과 환자는 알콜중독자인 아버지와 어렵게 생계를 이어왔던 어머니 사 이에서 불우하게 성장한 것으로 밝혀졌다.이같은 상황에서 남편이 자신의 오랜투병으로 관심을 갖지 않자 친정어머니의 불행을 재현하고 싶지 않은 심정에서「시위성 자살」을 기도했던 것.
사회사업가는 즉시 환자의 남편을 찾았고 가정의 중요성과 책임감을 일깨워 협조를 구했다.이후 남편은 자주 병원을 찾아 아내의 병상 곁에서 시중들게 되었고 환자의 병세도 급격히 회복돼 가정으로 건강하게 복귀했다.이는 병원 사회사업가의 활동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
의료사회사업의 활동은 이렇게 환자가 겪는 심리.정서적인 고통을 덜어주고 나아가 경제적인 어려움까지도 해결하도록 도와주는 것으로 요약된다.특히 암이나 에이즈환자의 경우 가족들의 심리적안정 유지를 도와주는가 하면 정신질환자나 장애인 의 경우엔 사회적응및 재활에까지 참여하기도 한다.우리나라 병원계에 사회사업가가 등장한지는 30여년이 되지만 구호차원이 아닌 전문성을 가진 의료사회사업은 80년대 중반부터 일부 병원에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현재 국내엔 대학병원을 포함 ,의원에까지 1백50여곳에 사회사업과가 설치돼 2백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10명의 사회사업가가 일반의료.정신.재활등으로 나뉘어 환자 치료에 참여하고 있는 세브란스병원이 가장 모범적인 의료기관으로꼽힌다. 그러나 아직까지 지방 대학병원과 종합병원들은 사회사업가의 채용을 기피하거나 채용하더라도 정신과에 1명정도 두고 있는 실정.
이는 사회사업활동을 봉사차원으로 이해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라고 이 분야 종사자들은 입을 모은다.
신촌 세브란스 사회사업가 김명훈(金明壎)씨는『현재 의료사회사업 활동에 대해선 의료보험수가가 인정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병원들도 환자중심의 의료서비스 측면보다는 당장의 이익에 급급하는것이 문제』라며 의료시장개방과 환자의 복지 차원 에서 의료사회사업의 전문성이 하루빨리 인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사업과를 운영하는 주요병원은〈표〉와 같다.
〈高鍾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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