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기습 폭설…고속도 마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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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만의 폭설'로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청원 부근에서 차량이 갇히자 승객들이 휴게소로 가기 위해 중앙분리대를 넘고 있다. [청원=김경빈 기자]

4일 서울.경기 지역에 이어 5일 충청.경북 북부 지역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려 사상 처음으로 경부.중부.호남 고속도로의 일부 구간에서 차량 통행이 전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번 폭설로 충청.대전.경북 지역의 1325개 초.중.고교가 6일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또 대전과 충청권 주요 도시의 시내 교통은 거의 마비 상태에 빠졌다.

◇고속도로 통제=충청권을 강타한 집중 폭설로 5일 오후 2시부터 경부고속도로 목천~신탄진IC, 중부고속도로 오창IC~남이분기점 구간의 상.하행선 차량 통행이 한동안 전면 통제됐다.

이로 인해 이 지역을 운행 중이던 1만여대의 차량이 고속도로에 꼼짝없이 갇혔고, 차 안에 있던 사람들은 배고픔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국도로공사는 6200개의 빵과 3000개의 컵라면, 음료수.식수 등을 긴급 공수하는 한편 연료가 부족한 차량들에 대해 비상 주유와 함께 견인 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대상 차량이 워낙 많아 어려움을 겪었다.

이 여파로 부산을 출발, 대전.청주.의정부.인천.서울 등으로 향하는 고속버스 17개 노선의 운행이 중단됐다.

◇열차 지연.항공기 결항=이날 낮 12시35분쯤 충남 연기군 조치원역 부근 경부선 상행선에서 대전을 출발해 서울로 가던 무궁화호 열차가 선로에 쌓인 폭설로 30여분간 운행이 지연되는 등 20여편의 열차가 지연 운행됐다.

항공기 운항도 이날 오전 8시 아시아나항공 8231편과 8시15분 대한항공 1951편 등 청주~제주 간 항공기가 결항되는 등 차질을 빚었다. 계룡산.속리산 등 국립공원 등산로 37개 구간도 통제됐다.

◇역대 최고 폭설 기록=이날 대전과 경북 문경에는 49㎝의 눈이 내려 역대 3월 최고 적설량 기록(1992년 대관령의 47.5㎝)을 깼다. 또 보은 39.8㎝, 청주 32㎝, 영주가 35.7㎝ 등의 적설량을 나타냈다. 기상청은 "기압골이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충청도와 경북 내륙 지역에 많은 눈을 뿌리고 있다"면서 "남해안을 제외한 호남 지역에 6일 새벽 대설주의보가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주말인 6일 기온이 떨어져 서울의 아침기온이 영하 6도까지 내려가는 등 전국적으로 영하 8도~영하 1도의 기온 분포를 보일 전망이다.

사회부.정책기획부
사진=김경빈 기자 <kgbo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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