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장이 사고수표 종점인가-작년 1억2천만원부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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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검은 돈의 유입을 차단하라.』 경마장의 하루 매출액이 2백억원을 넘어서면서 이른바 황금시장으로 대두되자 「사고 수표」를사용,마권을 구입하는 불량고객이 크게 늘고 있어 마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마사회에 따르면 지난해 사용할 수 없는 사고수표를 내고 마권을 사간 액수는 1억2천6백80만원으로 93년 6천8백40만원에 비해 두배 가까이 늘었다.올해는 24일 현재 2천2백만원으로 다소 주춤한 상태.
하루 평균 수표 환전액 12억~13억원과 비교하면 사고규모는큰편이 못되나 액수가 억대에 이르는데다 마사회가 돈을 온전히 되찾기 위해서는 소송까지 감수해야만 해 골치를 앓고 있다.
이처럼 사고수표가 빈발하고 있는 이유는 수표를 훔치거나 주운사람이 미처 분실신고를 하기 전에 과천현장을 비롯,16개 장외발매소를 통해 기민하게 환전해 가기 때문.주말에 수표를 잃어버리고 신고하는 것을 깜빡 잊고있는 사이 주말 경 마장에서 마권구입등에 사용해버리는 것이다.
이들은 신분증을 위조하거나 마감시간 직전 번잡한 때를 골라 수표를 내놓아 조회를 어렵게 만들기 일쑤라는게 창구관계자의 설명. 한편 마사회는 마권을 팔고 받은 수표를 발행은행에 제시,현금지급을 요청하는데 은행이 사고수표라는 이유로 지급을 거절하면 부득이 소송까지 간다.이때 본인확인등 마사회가 주의의무를 성실히 한 사실이 인정되면 승소하나 실제로 이런 경우 는 흔치않다.지난해는 소송가액 8천1백만원 가운데 4천6백만원을 되찾았을 뿐이다.
마사회 김선덕(金善德)과장은 『경마장이 사고 수표의 종착역이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위해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도 워낙 교묘하게 사용하는 탓에 적발이 힘겨운 실정』이라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金相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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