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미시>주부 스쿠버다이버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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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수면위로 기포가 잠시 끓는 것 같더니 곧바로 싱싱한 인어(?)가 물밖으로 튀어오르듯 화려한 잠수복의 스쿠버가 물보라를 일으키고 수면위로 솟구쳐오른다.
모두 30㎏이나 되는 장비를 둘러멨지만 힘든 기색이라고는 전혀 없다.젊었을 때의 날씬한 몸매는 아니지만 「날쌘돌이」처럼 물속을 헤집고 다니는 모습에서 야성(?)이 느껴질 정도의 건강미가 물씬 풍겨온다.
「시코 주부스쿠버다이버팀」.3년전 당시 건강을 위해 수영장에다니던 13명의 주부들이 수영코치의 권유로 스킨스쿠버를 맛본후전문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것.
『우리보고 미시라고요.천만에요.이렇게 풋풋한 미시 봤어요.우리는 10대 소녀들이에요.』 세살된 손녀까지 두고 있는 최고참회원 이성자(李誠子.54.서울서초구잠원동)씨의 한마디에 모두들『꺄르르』 웃음꽃을 피운다.
국내 유일이라 자부하는 이 주부스쿠버팀의 평균나이는 40대 후반.40대 중반부터 50대중반까지 모두 중년의 쉰세대(?)지만 마음은 물론 체력까지도 10대와 겨루어 자신있단다.
월1회 서울 올림픽공원 수영장에서 지옥훈련을 거듭한 끝에 93년부터는 매년 한번은 본격적인 해외 전지훈련에 나서기도.93년 일본 오키나와(沖繩),지난해는 필리핀 민도로섬을 다녀왔고 올해에는 2월에 괌 인근의 팔라우섬에서 5박6일의 전지훈련을 가졌다. 『비용은 1년간 적금을 들어 마련해요.남편에게 손을 내밀 수도 있지만 진정한 미시라면 이에 드는 비용도 혼자서 마련해야죠.』 백승월(白承月.53.서울강남구역삼동)씨는 회원 모두가 손끝이 야무진 주부임을 은근히 과시(?)하기도.요즘도 주1회는 뉴코아수영장에서 오리발 수영을,월1회는 산소통을 빌릴 수 있는 서울올림픽 수영장에서 연습을 계속해오고 있다.
『물속이 이렇게 편안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거예요.화려한 경관에 홀딱 빠지는 것은 물론이고 마치 전신 마사지를 받는것같은 안락함을 느낀답니다.』 이인순(李仁順.49.경기도안양시동안구평촌동)씨는 『잠수를 하면서부터 심폐기능도 강 화되고 감기 한번 걸리지 않았다』고 자랑한다.
마흔세살이나 됐건만 막내라고 무거운 산소통나르기등 잡일만 시킨다고 투정(?)부리는 이 팀의 총무 홍순명(洪淳明.43.서울강남구압구정동)씨의 얼굴에도 웃음은 떠나지 않는다.
〈金鍾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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