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고속도로시대>1.휴렛팩커드 루이스 플랫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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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21세기에는 정보고속도로가 전세계를 거미줄처럼 연결해 언제어디서나 원하는 정보를 얻을수 있게된다. 멀티미디어시대의 선구자이기도한 세계 정상급 정보통신업체 최고경영자들의 기고를 통해 21세기 정보혁명의 물결과 대응전략을 들어보는 시리즈를 마련한다. 루이스 플랫 美휴렛팩커드社 회장에 이어 스핀들러 美애플사앤드루 그로브 美인텔社,에드워드 휘태커 2세 美사우스 웨스턴 벨社,이언 밸런스 英브리티시 텔레콤社,고지마 마사시 日전신전화회사회장등 최고경영자들의 기고와 올해 창립60주년을 맞는 日후지쓰社의 야마모토 다쿠마 회장과의 단독인터뷰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정보통신업계는 흥미진진하고 활기가 넘치며 변화무쌍한 분야다.
그러나 쉽게 지치게도 하는 산업이다.기술의 발전이 눈에 보일 정도로 하루가 멀다하게 변하고 살얼음판을 걷듯 스릴이 넘치지만급속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적절하고 끊임없 는 노력이 필요해 쉽게 지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가장 잘 말해주는 것이 오래전부터 중국에서 내려온 『흥미진진한 시대에 살아라 (May you live in interesting times)』라는 속담이다.「흥미진진한」이라는 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명력 넘치는 (exhilarating)」의 긍정적인 표현만 알고 있지만 「지치게 하는(exhausting)」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도 있기 때문이다.
5년전 나는 컴퓨터업계의 변화속도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빠를 것이라고 생각했다.오늘날 그 변화의 범위와 속도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75년과 93년의 세계 10대 컴퓨터회사들 목록을 보면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75년에 선두에 있던 브로우스.하니웰.스페리랜드는 93년에는 아예 자취를 감췄고 IBM.DEC등도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다.
휴렛팩커드(HP)는 75년 목록에는 오르지도 못했으나 지난해에는 DEC를 제치고 세계 4위이자 미국에서 두번째 큰 컴퓨터업체가 됐다.
우리는 명령축약형컴퓨터(RISC)형 시스템,오픈(호환성있는 시스템)업계표준의 개발,컴퓨터분산처리시스템(클라이언트 서버)등초기의 사업전략에서 적지않은 이득을 보았다.이러한 초기의 도박은 분명 우리에게 많은 긍정적인 성과를 가져다 주었다.어쩌면 이제는 약간 긴장을 풀어도 영광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기만족은 곧 퇴보라는 확신이 내게는 있다.세계 10대 목록의 경우가 그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지금은 흥미진진한 시대다.컴퓨터산업은 예전처럼 하나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훨씬넓은 세계에 참여하고 있다.
정보통신혁명이 진행중인 것이다.모든 것이 디지털화하고 있으며새로운 기능이 하루가 멀다하고 속출하고 있다.모든 미디어는 하나로 수렴되고 있다.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이러한 혁명을 다르게표현하고 있다.미국의 앨 고어 부통령은 「국가 정보기간구조(NII)」라고 말했다.
HP는 「정보유틸리티」라는 용어를 사용한다.사람들이 소켓에 플러그를 꽂기만 하면 사용할 수 있는 전기처럼 어디서나 볼 수있기 때문이다.사실 무선기술은 콘센트를 찾을 필요도 없을 정도다.우리는 정보유틸리티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많은 방법을 가지고 있다.
기술과 산업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수렴의 시대에 HP는 계측기와 컴퓨터와 통신의 조합이라는 독특한 발자국을 남길 것이다.우리는 이러한 전문기술 분야들을 흥미롭고 새로운 방법으로 조합할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이제 HP는 물론 전세계 정보통신업계는 변화를 부정하지 말고무한한 기회로 여기고 변화의 선도자가 돼야 할 것이다.
미래의 세계는 믿기지 않는 아주 놀라운 일들로 가득찰 것이며이러한 생명력 넘치는 미래는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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