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균의 식품이야기] ‘헬스 프렌들리’ 유산균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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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호 24면

① 미국의 저명한 영양학자 스티븐 프랫 박사가 꼽은 14가지 수퍼 푸드 가운데 하나다. 그는 이것을 매일 2컵씩 먹으라고 추천했다.

② 프랑스 여성에게 가장 인기 높은 다이어트 식품이다.

③ 20세기 초 러시아의 미생물학자 메치니코프는 불가리아의 장수촌을 여행한 뒤 이것을 장수의 비결로 꼽았다.

세 문장에서 공통으로 얘기하고 있는 식품은 무얼까. 정답은 요구르트다.

요구르트란 간단히 말해 우유를 발효시킨 것이다. 덕분에 ‘완전 식품’인 우유와 ‘헬스 프렌들리’한 유산균의 장점을 고루 갖고 있다.
우선 칼슘 함량이 우유 못지않게 높다. 우유를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노인의 칼슘 공급원으로 제일이다. 또 유산균은 대장 내의 부패 세균과 병원균·식중독균 등 유해균의 성장을 막는다. 요구르트를 마시면 설사가 잦아들고 속이 편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요구르트는 체중 관리에도 효과적이다. 2005년 국제비만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비만한 사람이 저지방 요구르트를 하루 세 번 먹으면 평소보다 열량을 500㎉나 덜 섭취할 수 있다.

요구르트는 입냄새도 막아준다. 미국에서 24명의 지원자에게 요구르트를 한 번에 80㎖씩 하루 두 번 6주간 줬더니 입냄새 성분인 황화수소의 발생량이 80%나 감소했다. 방귀·습진·알레르기를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런 이유로 요구르트를 매일 챙겨 먹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국내 시장 규모가 1조원이 넘는다. ‘위암·위궤양의 원인 중 하나인 헬리코박터균을 죽인다’ ‘간 건강을 지켜준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등 새로운 요구르트 상품이 나올 때마다 내세우는 건강 효과도 다양하다. 실제로 요구르트를 6주간 섭취한 사람의 콜레스테롤치가 10∼14㎎/㎗ 떨어졌다는 연구 결과를 비롯해 요구르트의 질병 치료나 항생제 대체 효과를 뒷받침해주는 논문은 여럿 있다. 그러나 이를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제조업체가 후원한 연구가 대부분인 데다 ‘효과가 없었다’는 논문도 많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왕이면 살아 있는 유산균 수가 많은 요구르트 제품을 먹는 게 몸에 이롭다. 발효유는 ㎖당 유산균 수가 1000만 마리 정도인 데 비해 농후 발효유엔 1억 마리 이상 들어 있다. 일반적으로 액상 요구르트보다 떠 먹는(호상) 요구르트와 드링크 요구르트에 유산균이 더 많다. 또 ‘열처리’한 제품엔 적고 유기농 요구르트엔 많다.

맛보다 건강을 위한다면 저지방·플레인(감미료 무첨가)·생(live cultured)·유기농 요구르트가 최선의 조합이다. 과일 요구르트엔 설탕이 많이 들어간다.

유통기한도 중요하다. 만들어진 지 오래 되면 유산균의 수가 크게 줄기 때문이다.
아침 식사로 요구르트를 먹는 이도 많은데, 위산의 농도가 높은 아침 식사 전에 먹는 것은 좋지 않다. 식후에 바로 먹거나, 물을 먼저 마셔 위산의 농도를 묽게 한 뒤, 또는 과일·샐러드 등에 뿌려 먹는 것이 유산균의 대장 안착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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