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취임식서 논란 끝 양복 입기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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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호 08면

이명박(MB)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취임식에서 결국 양복을 입기로 했다.

17대 대통령 취임식 준비 이모저모

인터넷 여론조사 결과 한복을 입자는 네티즌 의견이 우세했지만 22일 오후 취임준비위원회가 당선인에게 진행 상황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양복을 입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취임준비위의 한 관계자는 “대한민국 대통령 취임식이 더 이상 국내 행사가 아닌 국제적 행사로 보편적인 의식 하에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차원에서 당선인이 최종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신 당선인이 취임식 이외의 당일 행사에서는 한복 차림을 하고, 앞으로도 임기 중 자주 한복을 공식 행사에서 입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역대 대통령들은 초대 이승만 대통령을 빼고는 모두 취임식에서 양복을 입었다. 하지만 2005년 청계천 준공식에서 한복을 입었던 당선인은 이번 취임식에서도 한복을 입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왔다. 그동안 취임준비위 홈페이지에서 진행했던 대통령의 취임식 의상에 관한 설문조사에서는 23일 현재 총 2508명이 참여한 가운데 한복 1749명, 양복 759명으로 한복이 우세했다.

취임 행사는 총연출을 맡은 연극연출가 손진책씨의 지휘 하에 준비됐다. 마당놀이로 유명한 극단 미추의 대표인 손씨는 이전에도 88올림픽 전야제, 2002월드컵 개막식 등 굵직굵직한 행사를 연출한 경험이 있다. 손씨의 지휘를 받는 제작 총감독은 제일기획 이도훈 국장이 맡았다.

25일 행사장인 국회 본관 앞 계단에 마련된 대형 무대는 푸른색으로 뒤덮여 잔디 위에 부채꼴 모양으로 놓인 4만5000여 석의 객석과 이어진다.

식전 행사가 끝나고 오전 10시55분 본행사가 시작되면 신임 이명박 대통령은 김윤옥 여사와 함께 국회 정문에서 중앙 통로를 통해 걸어서 입장한다. 이때 250여 명의 한국 전통 무용수가 환영무를 추고 청사초롱을 든 두 남녀 어린이가 대통령 내외를 맞이하게 된다. 연단까지 차를 타고 입장했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다. 새 대통령은 국민과 가까이한다는 의미에서 취임사는 단상 아래쪽으로 내려와 낭독한다.

또 새 정부 국무위원 후보자들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내정자들의 좌석은 단상 아래에
배치해 일반 국민과 어깨를 나란히 하도록 했다.

취임식을 마친 뒤 신임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인 상징인 청계천 광장에 들러 시민들을 만난 뒤 청와대로 향하면서 카퍼레이드를 한다.

취임식 예산은 25억원으로 지난 16대 대통령 취임식의 20억3600만원에 비해 4억6400만원(23%) 늘었다. 준비위 관계자는“5년간 물가상승률과 예산의 평균 증가율을 감안하면 오히려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임식을 앞두고 미국과 일본·중국·러시아 등 ‘4강’의 축하사절단도 24일 한국에 속속 도착한다. 빅토르 주프코프 러시아 총리가 이날 오후 1시30분쯤 특별기 편으로 성남 서울공항으로 입국하며 이어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가 오후 5시15분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자정 무렵 특별기 편으로 서울공항을 통해 방한할 예정이다.

탕자쉬안 중국 국무위원은 25일 오전 11시40분쯤 인천공항으로 들어온다.

이들 외에 200여 명의 국빈급 축하사절 대부분이 24일 입국할 예정이다. 이명박 당선인은 25일 취임식 직후 청와대에서 후쿠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는 등 각국의 주요 인사들과 개별적으로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대통령 중에는 건강이 안 좋은 노태우 전 대통령을 빼고 3명의 전직 대통령(전두환·김영삼·김대중)이 모두 참석한다.

취임식에 앞서 제17대 대통령 임기의 공식 시작을 알리는 서울 보신각종 타종 행사가 25일 0시 열린다.

전야제 행사는 24일 오후 11시30분부터 보신각에서 열린다. 보신각종 타종 행사는 전국 16개 시·도와 재외동포 중에서 뽑힌 국민대표 17인이 참여한 가운데 33번 종을 울리는 것으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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