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화제] 태권도 9단 승단 이병길 산청교육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이병길(61.李秉吉.사진)경남 산청교육장은 최근 국기원에서 열린 태권도 공인 9단 승단 심사에 합격했다.

공인 9단은 세계 174개국 6000여만명에 이르는 태권도 인구 중 263명(국내 212, 해외 51)뿐일 정도로 드물다. 현재 태권도계의 최고수로는 10단 5명이 국내에 있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때인 1957년 집 근처에 있던 당수도장에 다니면서 태권도와 인연을 맺었다.

지금의 '태권도'라는 이름은 63년 당수도와 태수도가 통합하면서 생긴 것으로 그는 원조격인 당수도부터 배웠다. 9단을 따는데 47년이 걸린 셈이다.

몸집이 작었던 그는 "학교에서 친구들이 얕잡아 보는 것도 예방하고 손으로 벽돌을 깨는 당수도가 부러워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61년 진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태권도를 계속 배웠다. 근무지를 옮길 때마다 집 근처 도장을 찾았다.

마침내 90년 함양 초등 교감 시절 8단을 땄다. 그는 "9단 승단을 위해 새벽에는 도장에서, 퇴근 후에는 집 거실에다 비디오 테이프를 틀어놓고 거울을 보면서 동작을 연습했다"고 말했다.

그는 72년 태권도 1기 사범시험에 합격한 뒤 근무 학교마다 태권도를 교기로 지정해 학생들에게 가르쳤다.

그가 지도한 학생들이 경남소년체전에서 종합 우승을 3회 차지하는 등 각종 대회를 휩쓸었다.

도민체전, 소년체전 등에서 태권도 매스게임을 5차례 선보였고 태권도를 교육현장에 접목하려는 연구논문을 20여 편 발표했다.

그에게 태권도를 배워 유단증을 받은 제자만 2000여 명에 이른다. 그는 "태권도를 수련하면 인격 형성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교육적 효과가 크다"며 "수련을 계속해 10단에 도전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