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해외동포 축구선수 모십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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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해외파(?) 긴급수혈'.

한국축구대표팀 얘기가 아니다. 유럽이나 남미의 축구 강국 얘기도 아니다. 이스라엘과 유혈분쟁이 끊이지 않는 '중동의 화약고' 팔레스타인이다. 팔레스타인 축구협회(PFF)는 최근 2006 독일월드컵 본선 진출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해외 교민을 대상으로 축구국가대표 모집에 나섰다.

PFF는 독일 축구잡지에 이런 광고를 냈다.

"월드컵 예선 2차전을 앞두고 전력 보강이 필요하니 전 세계에 흩어져있는 팔레스타인 동포나 후손 중 대표선수로 뛰고 싶은 사람은 독일 쾰른 인근 훈련 캠프로 와 주십시오."

광고를 보고 4일(한국시간)까지 16명의 선수가 몰려왔지만 '대어'는 없었다. 멀리 스칸디나비아에서 날아오기도 한 신청자들은 아마추어에 불과했다.

알프레드 리들 팔레스타인 국가대표팀 감독은 "가능한 한 많은 선수를 모으겠다. 축구를 통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다"며 공개 모집을 계속할 뜻을 비췄다.

팔레스타인은 1998년 국제축구연맹(FIFA)에 가입했고, 2002 한.일월드컵에선 예선 탈락했다. 독일월드컵 예선 첫 경기에서 약체 대만을 8-0으로 대파했지만 2차전에선 강호 이라크와 만난다.

공교롭게도 전쟁의 참화를 딛고 나란히 출전한 두 나라는 오는 4월 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맞붙는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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