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의 현주소] 외국에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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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의 역사는 무려 110년이나 된다.

1895년 산업화와 도시개발이 한창이던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영국에서 시작됐다. 운동의 목적은 ▶자연 그대로의 공간을 지켜 국민에게 개방하거나▶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건물을 지켜 다음 세대에 전승하자는 것.

영국 내셔널 트러스트는 결국 전 국토의 1.6%, 해안지역의 17%를 소유해 영구적으로 보호하는 성과를 일궈냈다. 이제 영국의 유적지를 다니다 보면 '내셔널 트러스트'라는 간판과 늘 마주칠 될 정도가 됐다.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원작자 T E 로렌스가 소유했던 클라우즈 힐의 목장이나 '피터 래빗'의 고향 니어소리 마을, 시인 워즈워스의 생가가 있는 와이트 섬 등은 내셔널 트러스트가 없었다면 사라졌을 곳들이다. 내셔널 트러스트의 소유물은 대부분 일반에 공개된다. 재정의 상당 부분은 방문객의 입장료, 정규 회원들의 회비, 그리고 후원자들의 성금으로 충당된다.

일본의 경우 개발붐이 한창이었던 1964년 가마쿠라(鎌倉)에서 이 운동이 시작됐다. 일본은 지자체가 이 운동에 강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자체와 주민들이 협력하니 지자체 예산에 주민 기부금이 더해지고, 유지.관리에도 주민의 관심을 모을 수 있는 효과가 있다. 호주의 내셔널 트러스트는 309개 이상의 자산을 소유.관리하고 있다.

이 밖에 미국.캐나다.뉴질랜드 등 26개국에서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이 활발하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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