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아들의 여자" 오늘 막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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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말도 많던 드라마 MBC『아들의 여자』(연출 이관희)가 오늘(13일)로 막을 내린다.
마지막회에서 호두나무집 주인 문여사(여운계)는 자신을 삽으로내리치도록 사주한「아들의 여자」채원(채시라)에게 유리한 증언을해 6개월형에 그치도록 도와준다.
반년뒤 미국에 간 민욱(차인표)이 귀국해 수정(고소영)과 그녀가 낳은 아기를 품에 안는다.같은 시각,출옥한 채원 역시 태욱의 품에 안겨 증오의 해빙을 알리는 눈물을 흘린다.
돈과 감정의 노예가 된 주인공들이 이전투구속에 함께 파멸돼가던 당초 모습과는 동떨어진「해피엔딩」이다.
대학교수의 살부극(殺父劇)을 연상케한 문여사 폭행장면,범인으로 지목된 아들 정보석의 투옥등 극단으로 치닫던 드라마가 평범한 결말로 끝맺은 것에 시청자들은 뭔가 우롱당한 기분을 느낄 것같다.제작진은『연속극은 편안하게 끝내는 것』이라 고 「밋밋한결말」의 이유를 설명한다.
이 드라마는 지난해 10월 이재(理財)에 눈먼 일가의 몰락을통해 인과응보(因果應報).사필귀정(事必歸正)을 일깨운다는 주제로 출발했다.그러나 군입대를 앞둔 차인표의 무리한 기용과 그의입대로 인한 갑작스런 대본수정,『모래시계』마지 막회와 때를 같이한 채시라의 배꼽춤,유령 출몰장면등은 주제보다 시청률을 위한설정이란 비판을 받았다.
복수를 위해 애인의 형을 유혹,집안을 파멸로 몰고가는 채원의행각은 드라마의 서술구조와 윤리성에 손상을 입혔으며 『호텔』등후속극들이 거리낌없이 가족간 불륜을 그리게끔 선도했다는 비판까지 받아왔다.
초반과 종반 시청률은 40%를 넘나든 반면 『모래시계』를 방송중이던 1,2월엔 한자리 숫자로 떨어진 것도 이 드라마가 겪은 대표적 곡절.방송가에서는『전작제 드라마인「까레이스키」대신 대본수정이 용이한 연속극이란 이유로「모래시계」돌풍 대응책으로 동원된게 이 드라마의 불운』이라며 동정을 보이기도 했다.
작가 최성실씨는『차인표의 급작스런 퇴장으로 갈등구조가 너무 빨리 드러난게 아쉽다』며『그러나 결말부는 한국시청자의 정서를 고려,주인공들의 화해로 끝맺는게 옳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姜贊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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