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 핵심부품.장치 對日의존 심화-삼성경제硏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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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超엔高행진에도 불구하고 핵심부품이나 기계.장치의 대일(對日)의존도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90년대 들어 계속된 엔高에도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국산화.수입선 다변화등 국내업계의 「脫일본 노력」이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엔화값이 초강세를 보이며 일본으로부터의 수입가격이 계속 높아져도 「울며 겨자먹기」로 일본 것을 사다 써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대일 무역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0일 삼성경제연구소가 작성한「대일 무역적자의 현황과 대책」연구보고서에 따르면 90~94년중 대일 수출입 상위 10대 품목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일본에 주로 농.수산물 등 1차산품이나 신발.섬유 등 경공업제품을 많이 파는 대신 기계.
장치.부품등 중화학제품을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의 견인차역할을 하고 있는 반도체만 하더라도 이 기간중 일본과는 수출(74억달러)보다 수입(1백63억달러)이 2배이상많았다. 이는 국내 반도체산업이 메모리분야에 편중된 채 非메모리분야에서는 설계.생산기술의 낙후 등으로 일제를 어쩔 수 없이쓰고 있기 때문이다.품목별 대일 비교우위에 관한 「경쟁력지수」(대일수출입 총액 대비 흑자 또는 적자규모 비율)에서도 우리나라는 수산물.신발.섬유제품 등에서만 「절대 우위」를 보였을 뿐일반기계.정밀기계.수송기계.산업용전자 등 첨단 高부가가치 분야에서는 일방적인 열세를 나타냈다.
〈그림참조〉 이에 따라 대일 무역적자는 90~94년중 4백7억달러에 달해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전체 무역적자규모(2백72억달러)를 추월한 상태다.
기계.장치나 핵심부품을 지나치게 일본에 의존하고 있어 엔高로수입단가가 비싸진 만큼 고스란히 수입액이 늘어난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문시열(文時說)동향분석실장은 『대일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기술자립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며▲중화학분야에서의 대일기술격차 해소▲경공업분야의 고부가가치화를강조했다.文실장은 특히 일본의 유망중소유통업체 를 매수.합병하는 등 일본시장의 적극적 진출을 통한 무역역조 시정 등을 정책대안으로 제시했다.
〈閔丙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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