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사랑을 잃어버린 미국인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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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나는 더 깊은 즐거움을 주는 연애 감정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고 프랑스 소설가인 스탕달은 1822년 자신의 수필집 『사랑』에서 미국인에 대해 이같이 썼다.『이들 미국인에게 감수성은 고갈돼 버린 것같다.그들은 합리적이지만 전혀 행복하지 않다』고 그는 말했다.『각각의 세대』라는 책의 저자인 원더 어반스카씨는 자신의 동료인 20대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우리는 연애감정을 갖지 않으며 「성적(性的)인 우정」을 가질 뿐이다.우리는 사랑에 빠지지 않으며 우리는 관계를 구축한다.우리는 데이트를 하지 않으며 서로 시간을 같이 보낼 뿐이다.
』 미국에서 사랑이 죽지 않았다면 그것은 고통을 받고 있다.미국의 사랑은 역사학자인 피터 스티언스가 묘사한대로 슬픔.질투.
열정등의 격렬한 감정을 멸시하는 냉정함으로 인해 고통스러워하고있다.이런 속물적인 생각은 뜻하지 않게도 감정적인 좌절.소외와니체나 프로이드의 음울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성적 장면등의 결과를 낳는다.미국인의 냉정함은 인간관계에 대한 합리주의적인 견해와 병행하는 것으로 신비로운 것이나 감정의 격렬함을 거부한다. 여성주의자들은 낭만적인 사랑은 여성의 불평등과 복잡하게 얽힌 신화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여성주의자들은 낭만적인 사랑이 여성을 복종시키는데 기여하지만 남성에게도 역시 그런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 오늘날 성(性)교육도 사랑이 없어지는데 일조를 한다.성교육자는 신비롭지 않게 하는 것이야말로 학생들이 성병과 임신을피하기 위한 정보를 얻고 성에 대해「건전한」태도를 갖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무엇보다 사랑에 대한 최대의 적(敵)은 개인적인 자율에 대한미국인의 망상에 있다.섹스가 자유롭고 자율적인 개인간의 만남으로 생각된다면 각자는 사용되는 대상이며 놀이대상이 될 위험이 있다. 과거 사랑은 감정일치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 뿐아니라 세속적인 생활로부터 환희를 경험할 수 있는 효능을 가졌다.사랑은 비뚤어진 인간성을 바로잡지는 못했지만 왜곡된 상상력을 북돋우는 역할을 했다.과거 어느때보다 지금 이런 기능은 고 갈된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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