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키워드 5’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이명박 당선인은 16일부터 1박2일간 경기도 과천의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국정 운영 워크숍’에 참석해 국정 운영의 새로운 방침을 역설했다.

이 당선인이 청와대 수석 내정자들에게 강조한 키워드는 변화·긍정·성과·공유·솔선 다섯 가지였다. “과거에 얽매이면 위험하다. 내일의 변화를 생각하라”(변화), “부정적 비판에 주춤하지 말라”(긍정), “내일은 내가 챙겨서 하라”(성과),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라”(공유), “부인이 ‘이 사람 바뀌었네’라고 할 정도로 변화하라”(솔선)는 것이다.

◇변화=“난 항상 변하고 있다. 1970년대 이명박 사장, 80년대 이명박 회장, 90년대 정치인 이명박, 2000년대 서울시장 이명박으로 끊임없이 변화했다. 날 알고 싶으면 날 늦게 만난 사람에게 물어보라. 하룻밤 지나고 나면 생각을 또 바꿀 수 있다. 과거에 집착하는 사람은 위험하다. 과거의 경험은 내일의 변화와 결부시켜야 한다. 미래지향적인 일을 할 때 성공한다. 과거 반도체가 뭔지도 몰랐을 때 이병철씨 같은 사람은 반도체 이야기를 했다.”

◇긍정=“부정적 비판이 있다고 주저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미래지향적으로 정책을 펴면 이해를 못 받을 수도 있다. 당장 지지를 못 받더라도 언젠가 ‘그거였구나’란 평가를 받으면 된다. 전봇대 뽑으라고 하면 즉각적 지지를 받지만 영어공부를 해야 살아갈 수 있다는 복잡한 얘기를 하면 지지를 못 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주춤하면 안 된다.”

◇성과=“혹자는 미경험자가 있다고 지적하지만 청와대 수석이나 내각은 ‘내 일은 내가 챙겨서 한다’는 게 중요하다. 앞으로 정기적으로 6개월, 1년마다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평가를 하겠다면 사람들은 싫어한다. 선생님들을 평가하겠다니 성과급을 반납할 정도로 싫어한다.”

◇공유=“중요한 정책은 공동 책임으로 토론해야 한다. 과거엔 내 일 간섭받는 것을 싫어하고 남을 간섭하는 것은 금기였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는 지식과 정보의 공유가 대전제다. 부처에 장벽을 쳐놓고 ‘간섭하면 나쁜 놈’이라고 벽을 치면 안 된다. 지식과 정보의 공유가 없으면 인터넷 시대에 살 필요 없다. 공직사회 기강을 바꿔야 한다.”

◇솔선=“전 공무원을 교육해 깨끗하게 만들려면 20년은 걸릴 거다. 대통령과 장관부터 깨끗하고 성실하게 일해야 (밑으로 내려가는 게) 빠르다. 혁신과 거리가 먼 사람이 혁신하라고 하면 국민은 눈 뜨고 존다. 부인이 ‘이 사람 많이 바뀌었네’ 할 정도는 돼야 한다. 청와대 사람들은 헌신하고 봉사해야 한다. 앞으로 사생활이 없을 거다. 수석 된 다음엔 어디 가서 친구들과 술 한잔 먹어도 말이 나오니까. 놀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고민이 될 거다.”

서승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