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찾은 손학규 대표 “해수부 존치 총선 위한 것 아니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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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호 03면

정부조직 개편안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던 16일 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대표는 부산을 찾았다. 손 대표는 이날 부산의 한 호텔에서 해양수산 분야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열고 해양수산부 존치 문제를 토론했다. 그는 간담회에서 “정부조직 개편은 국가의 골간을 만들고 흔드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적 관점, 국가 이익, 국가 미래발전 전략에 근거해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1세기 세계적인 추세에 맞추고 선진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 전문가들께서 의견을 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해양수산부 폐지를 반대하는 지식인 포럼’ 소속 교수들은 ‘해수부 존치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포럼 대표인 주강현 제주대 교수는 “일본과 중국에서 우리나라 해수부를 벤치마킹할 정도로 세계적인 추세인데 이를 거스르려고 한다”며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해수부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김태만 해양대 교수 역시 “정부조직 개편안이 정치적 흥정 대상이 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바다의 미래가 정치적 협상의 제물이 될 수는 없다”고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대표는 간담회 말미에 “정부조직법 관련 논의가 흥정 대상으로 비춰져서 보기 안 좋다는 말씀에 대해 뼛속 깊이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미래 가치를 중심으로 해수부 존폐 문제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또 “부산의 이익 때문에 해수부 존치를 논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그는 “해양과 수산업무를 분리해 쪼개는 것은 미래 발전 전략에 맞지 않다”며 “해양수산부 존치는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다. 굳은 인식을 갖고 꼭 지켜내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손 대표는 당초 부산 남항부두에서 열리는 ‘해양부 폐지 결사 저지 부산시민 궐기대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궐기대회 대신 간담회에 가기로 계획을 바꿨다. 당 관계자는 “‘보다 차분한 태도로 임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손 대표의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부산 행사를 마친 손 대표는 전남 여수로 이동해 여수해양엑스포 준비위 관계자를 격려한 뒤 서울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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