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世정치인 등장배경과 得失-조직.자금업고 수월한 守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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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자당 김윤환(金潤煥)정무1장관이「2세 정치인」이란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金장관의 부친은 故김동석(金東碩)前의원이다.4대 국회에 무소속으로 경북선산에서 당선됐다.지금의 金장관 지역구다.
새삼 2세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김석원(金錫元)쌍용그룹회장의 정계입문 때문이다.金회장의 부친은 3共 실력자인故김성곤(金成坤)씨다.金회장은 자신의 정치입문을 팔자로 돌렸다.핏줄을 속일수 없다는 얘기다.
현재 우리 정치권에는 2세 정치인이 줄잡아 10여명에 이른다.현역국회의원만 5명이다.정대철(鄭大哲.민주당.서울중구)의원은가장 성공한 2세정치인이다.故 정일형(鄭一亨)박사의 아들로 이미 4선고지에 올라 대권을 바라보고 있다.
조윤형(趙尹衡.민주당.전국구).조순형(趙舜衡.민주당.서울도봉병)형제 의원도 유석(維石)조병옥(趙炳玉)박사의 아들이다.정재문(鄭在文.부산진갑)의원도 마찬가지다.국회부의장으로 7선을 역임한 정해영(鄭海永)씨가 부친이다.유한열(柳漢烈) 前의원도 유진산(柳珍山)씨 아들이다.
이들은 2세 정치인 1세대들이다.그러나 아직 부친을 능가하는정치인은 없다.2세 정치인들은 대부분 부친의 후광으로 정치에 입문했다.훨씬 수월하게 정치를 시작할 수 있었다.
2세정치는 아무래도 여러경우에서 조건이 좋다.우선은 현지사정에 밝다.보고 들은 것이 그것들이다.그러다보니 새롭게 조직할 필요도 없다.조직은 정치의 생명줄이다.그것을 거저먹는 셈이다.
더군다나 대부분 자금력도 좋다.조직과 자금이 어우 러지면서 자금의 효율성은 극대화된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손해보는 부분이 있다.대부분 부친의 그늘에가린다.그러다보니 웬만해서는 부친을 따라갈수 없다.
그런가하면 더러 이유없이 욕을 먹기도한다.쉽게 정치하기 때문일 것이다.거기에는 시기와 질투도 깔려있다.
그러나 정치에서의 대물림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견해는 정리되지 않고 있다.유명인의 아들이라는 혈연 때문에 국민대표가 된다면 그것도 민주주의의 한 모순이다.
특히 대기업인으로 기여해왔던 金회장과 같은 인물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과연 나라 전체를 위하는 길인가는 다시 생각해볼대목이다.
〈李年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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