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世정치인 아버지 그늘벗기 靜中動-김홍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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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5일 아침 김홍일(金弘一)민주당 목포지구당위원장은 일어나자마자 팩시밀리 앞으로 다가갔다.밤사이 지구당에서 보내온 팩스에는지방선거후보자 움직임,민원,지역신문 관련기사에 관한 것들이 담겨 있었다.
기사중에는 당내 호남지역 후보들사이에서「김심(金心)」따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내용도 있었다.金위원장은『아버지는 중립인데…』라며 늘나오는 얘기라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려 했다.
그러나 당의 많은 후보들은 그를 통해「김심」을 확인하고 지지를 받으려 한다.그만큼 당내에는 그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공간이있다.이는 그가 대부분의 다른 정치인 2세처럼 낙하산 정치입문이 아니라는 점도 있기 때문이다.그는 20여년간 아버지의 민주화 투쟁을 돕다 고문도 당하고 감옥생활도 한「작은 동지」다.그자신도 다른 2세들과 같이 취급되는 데 거부감을 느낀다.그가 정치에 발을 디딘 것은 경희대정외과 재학시절인 71년 대통령선거때 대통령후보로 나선 아버지를 도우면서부터다.
권력의 압력도 그렇지만 金위원장은 정치의 막후에서 오래 일했다.청년조직인 연청(聯靑)을 만들어 아버지를 도왔지만 공개적인정치를 할 수 없었다.아버지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연청출신 현역의원만 민주당에 7명에 이르지만 13대 총선 때는 스스로 공천을 사양하기도 했다.
金이사장이 정계은퇴를 선언한 뒤인 93년2월에야 그는 권노갑(權魯甲)의원으로부터 목포지구당을 물려받을 수 있었다.지역구에서 정치신인이라는 자세로 발로 뛰고 있다.이제 그의 나이 48세.新2세정치세대중 맏형이다.그는『나의 정치를 아 버지와 연관지어 보지말라』고 했다.
〈金鎭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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