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세계일주>上.한국청년 기개 세계에 알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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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25세 대학생이 국내 최초로 아시아.아프리카.유럽대륙을 오토바이로 횡단하는 대모험에 나섰다.화제의 주인공은 곽국배(郭菊培.중앙대 물리학과 2년 휴학)군-.횡단거리는 지구의 두바퀴인 8만㎞.94년8월12일 인천을 떠난 郭군은 앞으로 남아프리카~중동~베이징(北京)~백두산을 등정한 뒤 광복 50주년이 되는 올 8월15일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9개월째인 현재 아프리카를 횡단중이다.지금까지의 郭군의 모험과 도전을 두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註] 광복50주년을 맞아 한국 젊은이의 진취적 기상을 세계에 알리기위해 오토바이로 대륙횡단에 나서기로 한것은 89년. 이때부터나는 50CC스쿠터로 전국을 일주하며 오토바이 수리에 대한 교육을 받는등 꾸준히 준비를 해왔다. 경비는 백화점 점원으로 근무하면서 모은 월급으로 마련했다. 장비는 1백25CC효성오토바이 "아키루스"(내가 붙인 愛名)와 비디오카메라.1인용 텐트.
침낭.수리공구및 4만KM분 부품.3일분 비상식량.의약품이 전부다.
텐진(天津) 거쳐 베이징에 도착했을 때 첫시련에 부딪혔다.
오토바이로는 중국대륙을 거쳐 유럽으로 들어가기가불가능하다는 것. 초대소등에서 하루2천~3천원짜리 잠자리와 한끼 1천원하는식사로 동가식서가숙하기를 20일,불법체류자로 강제축구당하는 수모도 겪었다.
8월31일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그것을 극복하고 항공기로 핀란드헬싱키에 도착했다. 중국과 달리 유럽은 비싼 물가가 가장 괴로웠다.
면장갑에 비옷 하나로 비바람.추위아싸워야했고 밤에는 젖은 침낭 속에서 멀고도먼 새벽을 기다려야 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나는 교포들의 도움으로 유럽대륙 최북단인 핀라드 노드캅(북위 71도10분)을 정복할수 있었다. 지금까지 달려온길은 6천2백KM.
10월에 접어들면서 북구의 추위는 맹위를 떨치기 시작했다.
"이제부터는 따뜻한 남쪽나라로 간다."새로운 희망이 용기를 북돋웠다.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 오슬로.스톡홀름.코펜하겐.베를린.오스트리아를 거쳐 10월말 스위스 취리히에 도착했다.
벌써 계기판은 1만km를 넘어서고 있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도착한후고립무원의 참담한 처지에 몰렸다. 하룻밤을 야영한뒤 일어나보니 장비가 감쪽같이 없어진 것이다. 게다가 아카루스까지엔진고장을 일으켰다.
여기서 그만둘수 없지 않은가.
천신만고끝에 현지 교포의 도움을 받아 전열을 재정비하면서 약해져가는 마음을 추스렸다. 눈.비와 싸우고 매일 야영한 탓에 심신은 벌써 지칠대로 지쳐 있었다. 프랑스와 스페인을 거쳐 아프리카 모로코에 도착한것은 그해 12월 25일,열사의 나라에도크리스마스 캐럴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유럽을 누빈지 3개월.
"자, 이제는 최대 격전지가 될 아프리카다." 도전에 불타는 이카루스의 심장은 뛰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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