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예보 7살 소녀 끝내사망-2년前 세系 포탄에 맞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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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보스니아 내전의 참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던 비운의 소녀 이르마 라지무라토비치(7)가 지난 1일 마침내 세상을 떠났다.지난 93년8월 사라예보에서 엄마와 함께 세르비아계의 박격포탄에맞은 이르마는 영국으로 긴급후송돼 수술을 받고 2년 가까이 힘겨운 투병생활을 해왔으나 끝내 소생하지 못하고 짧은 생(生)과작별했다.〈사진〉 이르마가 입원했던 런던 아동병원측은 그가 이날 중환자실 병상에서 평화스런 얼굴로 잠들었다고 전했다.그를 담당했던 쿠엔 목 박사는『이르마는 모든 이의 마음을 사로잡은 사랑스런 아이였다』며『치료과정에서 보여준 이르마의 용기는 우리모 두에게 감동을 주었다』고 회고했다.
이르마는 한때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까지 갔다가 간신히 의식을되찾기는 했으나 전신마비와 호흡곤란이라는 극히 고통스런 상태에서 죽음과 싸움을 벌여왔다.
이르마가 영국으로 가게된 것은 사라예보에서 활동중인 유엔기관들의 지나친 관료주의에 지친 의사가 서방 언론에 호소,그의 비극이 대대적으로 소개되면서 국제적 여론을 환기시킨 덕분이었다.
이같은 비극에 공분을 느낀 영국 시민들은 총리관저에 몰려가 행동을 취할 것을 촉구했고,영국정부는 그와 함께 가족을 긴급공수하는 소위「이르마 작전」을 벌이게 됐다.그의 엄마는 현장에서즉사했다.
[런던 로이터=聯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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