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黨복원 바람몰이 시동-毒舌家로 변한 JP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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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의 정치언어학은 은유와 간접화법이다.
60년대 자의반타의반(自意半他意半)에서 시작한 그의 정치수사학(修辭學)사전은 직설과는 거리가 멀었다.이는 박정희(朴正熙)대통령시절이래 그의 2인자 처세술과 어울려 JP특유 의 독특한 정치 스타일이 되었다.
그는 요즘 은유정치를 청산했다.매서운 독설가로 변신,현정부를가차없이 비판하고 있다.30일 자민련 창당대회에서 읽혀진 金총재의 취임사는 對정부.여당 성토문이나 다름없었다.민주당의 정부비판보다 수위가 더 높다.그는 『자민련 창당은 1인절대권력의 독단과 오만을 근본적으로 청산하고 정리하기 위한 국민적 궐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사람이 모든 권력을 틀어쥐고,명령하고,국가전반을 좌지우지하는 일은 없애야 한다』『개혁정치도,세계화정치도 선동정치나 여론조작정치에 불과하다』고 공격했다.
JP의 이런 변화는 무엇때문일까.그는 지난 90년의 3당통합이후 5년만에 야당총재라는 자리에 되돌아왔음을 이런 방식으로 과시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
평소 그는 물의 정치를 중시해왔다.그렇다면 지금의 JP는 급류를 타고 있는 셈이다.
또한 그의 독설은 자민련의 이번 지방선거전략과도 무관하지 않다.자민련,즉 JP의 정치적 세(勢)가 87년 대선당시로 복원되는데는 바람몰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형식상 자민련은 제4당에 불과하다.TK지역의 세 흡수는 차질을 빚고있다 .
때문에 여론의 관심을 끌고 민자당과 전선을 형성하기 위해서는직접화법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어야 한다.자민련 창당이 지역당 등장이라는 여론의 눈총을 피하기 위해서도 대정부 비판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생각인 것이다.정치권에선 JP의 이 같은 모습을 JP의 독특한 정치술로 간주하고 있다.
〈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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