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봅시다>조용히 나갔다 소리없이 돌아온 崔炯佑의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최형우(崔炯佑)의원은 떠날 때와 마찬가지로 조용히 들어왔다.
12일간의 방미(訪美)를 마치고 돌아온 31일 저녁 공항에는 가족과 비서진등 10여명만 마중나왔다.그밖에는 귀국하는 시간을알리지 않았고 공항에도 나오지 못하도록 했다.지 나친 조용함이오히려 두드러져보일 정도다.하지만 이날 밤 구기동자택에서 본 崔의원의 표정은 환했다.시차의 피로감은 보이지 않았다.
『역시 나가서 직접 보는게 좋아요.많이 배웠습니다.』 崔의원은 묻기도 전에 미국에서 만난 주요인사들에 대한 자신의 소감부터 풀어놓기 시작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를 만났습니다.말하는 내용들이 공상과학같더만….물론 들어둘 내용이 많았어요.앞으로 학교가 없어지고 사회가 바로 학교가 될 것이라든지,거대기업의 시대는 끝났다든지….아시아가 세계중심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 냐고 물으니 안정이 절대 필요하다고 합디다.』 그의 견문기가 한 미래학자에대한 면담얘기로부터 시작된 것은 의외였다.하지만 그 이유는 바로 나왔다.
『토플러가 美공화당의 뉴리더 뉴트 깅그리치하원의장의 핵심브레인이오.그 사람 머리에서 공화당이 美의회선거에서 이길 수 있었던 정책들이 나왔어요.우리정치인 특히 젊은 사람들은 외국 가면쓸데없이 거물 만나려고 애쓰지 말고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들을 만나야 합니다.』 면담 역시 정치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북한과의 경수로제공협상을 둘러싼 미국 조야의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언론은 협상을 주장해요.핵개발만 중지시키면 됐지 명칭이 뭐 중요하냐는 거지요.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소장도 같은 얘기고.다만 자기네는 중유(重油)비용말고는 더 줄 수 없다고 합디다.그런데 공화당의 보브 돌원내총무는 달라요.「 한국이 돈 대는 이상 한국형은 당연하다.한국형을 양보해서는 안된다.제네바합의부터 문제가 있는데 더이상 밀릴 수 없다」고 분명히했습니다.』 견문기는 한시간을 넘어도 그치지 않았다.화제를 돌렸다. -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싼 여권내의 막후 움직임이 활발합니다.崔의원이 누구 누구를 민다는 소문도 떠나니고 하는데요.혹시 방미도 이와 관련있는 것 아닙니까.
『미국 가서 누굴 운동합니까.국내에 있을 때도 특정한 사람을밀거나 아니면 반대한 일 없습니다.나는 지금 평의원입니다.뭘 합니까.』 -그래도 비중이 다른데 지방선거때는 어떤 일을 할 생각입니까.
『내가 나설 일이야 있겠습니까.하지만 나름대로 당이 공천한 후보들의 당선을 위해 노력을 해야겠지요.그게 총재를 위한 도리이기도 하고요.』 〈金敎俊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