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하우스 이어 대구 문화산업 새 공간 뮤지컬 전용극장 세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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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황금동 어린이회관 안에 들어설 뮤지컬 전용극장 조감도. [대구시 제공]

뮤지컬과 오페라를 산업으로 키우자.

대구시가 문화산업을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으면서 내건 슬로건이다. 이를 위해 시는 2003년부터 ‘대구 국제오페라축제’를, 지난해부터 ‘대구 국제뮤지컬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역사는 짧지만 행사 때마다 70%가 넘는 관객이 몰린다. 유명 공연은 유료 관객이 90%를 넘어선다. 대구가 ‘공연 도시’라는 명성을 얻은 이유다. 이는 국내 첫 전용 오페라극장인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있어서 가능했다. 문제는 오페라하우스에서 뮤지컬 공연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무대장치의 변화가 많은 뮤지컬을 오페라극장에 올리는 것이 쉽지 않아서다.

이제 이런 고민을 덜게 됐다. 오페라하우스에 이어 뮤지컬 전용극장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대구시 김대권 문화산업과장은 “최근 C3엔터테인먼트·예술기획 성우·월드건설 등 8개 기업 컨소시엄이 제출한 제안서를 검토한 결과 타당성이 있어 민간 투자로 뮤지컬 전용극장을 건립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뮤지컬 전용극장은 수성구 황금동 어린이회관 주차장 자리로 결정됐다. 1만780㎡의 터에 지하 2층, 지상 3층으로 전체 면적은 2만6408㎡이다. 전용극장에는 1500석의 대극장과 450석의 소극장, 연습·안무실, 카페와 매점이 들어선다. 건설업체는 완공 즉시 소유권을 대구시에 넘긴 뒤 20∼30년간 운영하면서 투자한 돈을 회수하게 된다. 뮤지컬 전용극장은 내년 3월 착공돼 2010년 10월 완공 예정이다. 사업비는 400억원이다.

현재 국내의 뮤지컬 전용극장은 롯데그룹이 만든 서울 샤롯데극장이 유일하다.

뮤지컬 전용극장은 무대의 기능이 다양하다는 점에서 오페라하우스와 차이가 있다.

전용극장은 무대를 여러 형태로 바꿀 수 있도록 설계된다. 무대에 각종 구조물을 설치할 수 있고 좌우상하 이동과 회전도 가능하다. 아예 무대를 뜯어내고 새로운 시설을 할 수도 있다고 한다. 예술기획 성우의 배성혁 대표는 “뮤지컬의 내용에 맞는 무대를 꾸미기 위해서는 객석 일부를 뜯어내는 경우도 있다”며 “이는 뮤지컬 전용극장에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소극장은 실험적인 작품이나 지역 극단이 만든 작품을 올리는 공간으로 활용돼 뮤지컬 산업의 활성화가 기대된다. 대구시는 이를 계기로 뮤지컬 관련 분야의 인력을 양성하는 등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념작을 전용극장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김 과장은 “뮤지컬 전용극장은 오페라하우스와 함께 대구를 공연 도시로 만드는 중요한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올 6월 17일부터 7월 7일까지 제2회 국제뮤지컬페스티벌을 연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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