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유명 산업디자인社 上陸러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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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세계무역기구(WTO)출범과 함께 산업디자인 시장이 전면개방되면서 외국의 유명한 산업디자인 전문업체 10여개가 국내시장을 속속 노크하고 있다.
세계적 산업디자인업체들의 국내 진출붐은 업계가 선진 산업디자인기술을 습득하는 좋은 기회가 되는 장점도 있지만 이 분야 국내업계의 실력이 미약하다는 실정을 감안할 때 대책마련의 틈도 없이 급속히 시장을 잠식당할 우려도 낳고 있다.
산업디자인포장개발원(KIDP)이 추정하고 있는 국내 산업디자인 시장 규모는 연간 3천억~4천억원에 이르고 있다.
◇외국업체 진출붐=가장 먼저 국내 산업디자인시장에 진출한 외국업체는 일본의 워터스튜디오社.
종합디자인업체로 전세계에 자회사와 지사망을 거느리고 있는 이회사는 이미 지난해 초 서울에 이리디움(Iridium)이란 자회사를 차렸다.
이리디움은 국내 가전3사등의 전자제품 디자인 수주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를 이어 프랑스의 데그립 어소시에이츠社도 최근 국내 지사를설치해 영업을 본격화 했다.
71년 창립된 데그립은 포장.상표.회사로고등 산업디자인부문에서 세계 10위권에 드는 업체로 LG그룹 각 계열사와 피죤등 국내 업체들로부터 제품디자인 의뢰를 받고 있다.
해외 유명 산업디자인 전문업체들의 국내 직진출 계기가 된 것은 지난해 말 KIDP가 개최한 서울 국제산업디자인 교류전.
참가업체중 미국의 랜도르社.영국의 호탈화이팅社등은 이달들어 전문 디자이너들을 한국에 파견,시장조사를 벌이는 한편 경영혁신운동을 계획하고 있는 D그룹.K그룹등에 CI(기업이미지통합)작업참여의사를 밝혀 왔다는 것.
이들 두 회사는 금년중 국내에 별도법인 또는 지사설치등의 방법으로 진출을 검토중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 미국의 파오스社,유럽지역의 AGP社및 체르메프社등이 국내 기업과 합작등으로 조만간 진출을 추진중이어서 국내 진출 외국 디자인업체는 금년중 10여개사로 늘어날 전망.
◇국내업계 실태및 반응=KIDP에 따르면 3월말 현재 영업중인 국내 산업디자인 전문업체는 57개社.대부분 자본금 5천만원에 디자이너 10명 이하로 국제수준에서 보면 상대적으로 영세한수준이다.
KIDP의 유호민(柳豪玟)원장은『국내기업의 외국디자인업체 선호도가 높은 실정에서 국내 산업디자인시장의 급속한 시장잠식과 함께 영세업체들의 도산마저 우려된다』고 말했다.KIDP는 국내산업디자인업계의 기술수준은 이탈리아.영국.독일. 일본등 선진국의 50%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와관련,국내 대기업들이 디자인시장에 참여해 영세업체들의 기술개발을 직간접으로 도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林峯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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