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民自 연합공천 野 미소속의 계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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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기택(李基澤)민주당총재는 지방선거 얘기가 나오면 곁들이는 전략이 있다.반(反)민자당 세력을 하나로 묶는 방안이다.민자당이 생활자치를 강조하며 여야연합공천을 꺼냈을 때 李총재는 「반민자연합」을 추진하겠다고 일축했다.
박지원(朴智元)대변인은 23일 정부가 자민련 관계자들을 세무사찰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즉각 비난하고 나왔다.朴대변인의발언은 기초단체 공천 공방때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의원의 측면지원에 대한 화답(和答)성격이 짙었다.
당시 JP는 민자당이 김대중(金大中)亞太재단이사장의 지자제관련 발언을 비난하자 『오죽하면 그런 말을 하겠느냐』며 옹호했다.민주당과 자민련간에 공감대가 깔려 있음을 알수있는 대목이다.
그 공감대는 반민자 연합공천이다.
연합공천 구상은 6월지방선거뿐 아니라 선거이후 정국질서와 맞물려 있다.지방선거 향배가 선거이후 정국의 주도권이 어디로 가느냐를 가름하게 된다.
특히 金이사장이 이 구상에 의욕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金이사장은 이번 기회에 90년 3당통합후 자신을 괴롭혀왔던 호남대 비호남구도를 깨뜨리려고 작심하고 있다.반민자의 TK정서와 JP바람을 묶으면 대(對)민자당 역포위구도를 짤수있다는 것이다.金이사장은 李총재에게 열세지역을 정리,과감하게 양보해 반민자전선을 만들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과 자민련은 호남과 충청지역이 서로의 거점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이런 세력분할을 전제로 대구.경북이나 여야 백중지역인 인천.경기지역,그리고 서울.충북.강원등까지 연합공천의 협의대상에 넣을 수 있다고 양당은 보고 있다.
대구지역은 구심점이 없어 그대로 두면 야권후보가 난립할 수 있다.따라서 야권내에 논의만 이뤄진다면 무소속후보로 단일화하는방안도 나오고 있다.
동교동측은 광역단체장후보의 경우 서울.경기를 민주당이 야권에서 혼자 차지한다면 다른 지역은 자민련등에 할애할 수도 있다는입장이다.
경북이나 강원은 민주당이 어렵다.이 지역도 TK무소속연합이나자민련후보를 밀어주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을 하고 있다.민주당은30일 자민련이 창당하면 본격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그러나 연합공천에는 넘어야할 난관이 많다.金이사장은 지난해 대구 수성갑 보궐선거에서도 민자당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민주당후보는 내지 않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그러나 李총재는 공천을 강행했다.지지 기반을 영남지역에 둔 李총재로서는 金이사장과는 다른 계산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또 계파간 이해관계와 지구당의 반발까지 있어 기초단체장까지 연합공천이 확대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金鎭國기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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