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자수간첩 韓炳勳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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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서강대 박홍(朴弘)총장을 암살하려 했다고 폭로한 자수간첩 한병훈(韓炳勳.31)씨는 23일 오후 서울가든호텔에서 기자회견을갖고『국내 공작활동자가 많다』고 폭로했다.
-박홍총장을 언제 처음 만났는가.
▲90년8월 독일 쾰른市 이경이라는 친구집에서 사회주의공부를함께 했던 유학생들 5~7명이 모인 가운데 처음 만났다.이후 벨기에 성지순례를 朴총장과 함께 하며 여러가지 얘기를 한뒤 독일로 돌아와 자신의 자취방에서 朴총장에게 방북사 실을 털어놓았다. -朴총장을 왜 암살하려 했는가.
▲김일성(金日成) 사망으로 북한이 혼란스러울때 朴총장이 주사파 비난발언을 하면서 남한에서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이 타격을 입고 신공안 정국분위기가 조성돼 북한이 암살지령을 했다.성공할 경우 김정일 하사금 50만달러를 주겠다는 제안도 했다.그자리에서는 응했으나 94년8월중순 국내에 귀국한뒤 암살이 옳지않다는 것을 깨닫고 9월 朴총장을 만나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북에서는 어느 기관에서 훈련했고 다른 훈련자는 없었는가. ▲대남사업부에 소속돼 지하당 구축을 하는 기관에서 교육받았다.교육방식에 구시대적인 난수표훈련등은 없었고 자율적인 공작활동을 구축해가는 훈련을 받았다.
-공작금은 어떤 형태로 얼마나 받았는가.
▲기대했던 것보다 공작금은 많지 않았다.한번 방북때 3천달러정도가 고작이었다.
북한은 그동안 사전공작금을 지나치게 많이 준 것이 수사망에 포착되는등 많은 부작용이 있자 기본적인 자금만을 준뒤 실적에 따라 공작금을 주는 형식을 취했다.
-북에 포섭된 다른 유학생들이 많이 있는가.
▲나처럼 북한을 다녀오고 공작활동을 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고생각한다.북한은 동구권의 유학생들 뿐아니라 국내중 광주시에는 이미 조직이 구성돼 더이상 공작활동이 필요없다고 말했다.그들은만나서 믿음이 가는 사람이면 방북사실을 밝히라 고 지시했다.
〈金鎭沅.郭輔炫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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