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의 두뇌’ 칼 로브 방송 데뷔 … 수퍼 화요일 개표 해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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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칼 로브(58·사진) 전 백악관 정치 고문이 정치 해설가로 변신한다. 데뷔 무대는 미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한 공화·민주 양당의 ‘수퍼 화요일(5일)’ 경선 개표 방송이다.

그는 이날 저녁 미국 케이블 뉴스채널인 폭스뉴스의 생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개표 진행 상황을 소개하고 해설을 맡는다고 4일 로이터 등 외신이 보도했다. 루퍼트 머독의 뉴스 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폭스뉴스는 지난해 CNN을 누르고 미국 케이블 뉴스 채널 시청률에서 1위를 차지했다.

로브 전 고문은 2000, 2004년 미국 대선에서 부시 대통령의 선거 운동을 이끌면서 부시 연임에 결정적 역할을 해 ‘부시의 두뇌’ ‘설계자’라고 불린다. 허를 찌르는 탁월한 전략으로 선거전을 이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승리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2000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때는 존 매케인 후보, 2004년 대선에선 민주당의 존 케리 상원의원이 로브의 흑색선전으로 곤욕을 치렀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그에게 ‘공적 1호’라는 별명을 붙였을 정도다.

그러나 그는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의 신분을 흘린 ‘리크 게이트’와 법무부의 연방 검사 해임 사건 등에 개입한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지난해 8월 백악관을 떠났다. 지난해 12월 백악관 재직 시절 이야기를 담은 회고록을 집필하기로 하고 CBS의 사이먼&슈스터와 계약했다.

또 루퍼트 머독이 인수한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그는 최근 이 칼럼에서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의 힐러리와 오바마 후보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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