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전파 매매업"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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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美연방정부가 벌이고 있는 희한한 장사로 요즘 美대륙이 떠들썩하다.美정부가 벌이고 있는 장사는 다름 아닌 전파 매매업.공중의전파를 떼어내 민간에 파는 사업이다.
美연방통신위원회(FCC)는 작년 7월부터 11월까지 삐삐의 기능을 보완한 쌍방향삐삐와 쌍방향메시지서비스용 전파를 경매에 부쳤다.12월에는 대도시지역의 개인휴대통신(PCS)용 전파 경매가 시작돼 이달중 중소도시지역에서 전파 경매에 들어갈 계획이다. FCC가 이처럼 전파를 팔겠다고 나선데는 자동차전화.이동전화의 성공에 힘입어 개인휴대통신과 같은 새로운 무선서비스사업의 성공이 보장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PCS사업에 진출할 통신업체들은 반드시 PCS용 전파를 확보해야 한다.기존의 공중통신망을 담당하고 있는 벨계 지역전화회사(RBOC)나 장거리전화회사인 미국전신전화(AT&T).MCI같은 회사들이 조바심을 내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여기에 이동전화업체들도 PCS에 위협을 느끼고 있어 이 전파경매에 적극 가세하고 있다.
FCC는 최고 가격이 나올 때까지 전파를 경매에 부친다.돈도벌지만 PCS사업자 선정에 소요될 비용도 절약해 일거양득이다.
FCC는 외국업체에 25% 까지 PCS사업에 대한 지분참여가 가능토록 했다.
한국이동통신.나래이동통신등 국내 통신서비스 사업자들과 국내 통신사업에 참여하지 못한 일부 대기업들도 미국내 PCS사업 참여를 위해 미국내 파트너 찾기에 나섰다.
FCC는 11월의 쌍방향삐삐용 전파 경매에서 12억6천만달러,지난주에 끝난 51개 대도시 지역의 PCS용 전파 경매에서 77억3천만 달러를 벌었다.이번 경매에서 장거리 전화회사인 스프린트社가 주도하는 「와이어리스 코프」가 뉴욕에서 4억4천만달러등 총 21억달러를 들여 29개지역의 전파를 사들였다.AT&T는 총17억달러로 21개 지역을 손에 넣었다.캘리포니아주 지역전화회사인 팩텔은 LA지역에서만 4억9천만달러를 지불했다.FCC의 일정에 따르면 매물은 다소 여 유가 있다.다음 달로 예정된 중소도시 지역용으로 1천9백여개가 있기 때문이다.이중 눈길을 끄는 것은 여성이나 소수민족이 소유한 기업이나 중소기업우대용인 4백92개.
FCC는 전파경매가 거대사업자들의 돈잔치가 될 것을 우려,중소사업자를 위한 별도의 「우대카드」를 마련해 놨다.이들에게는 10% 할인과 함께 유리한 지불조건의 혜택이 있다.우리나라 사업자들이 노리는 것도 이 카드다.
국내 업체들이 4월 이후로 예정된 우대카드 경매에 참가하는 이유는 두 가지.세계화에 발맞춰 통신서비스의 본령인 미국에 진입하는 것 자체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는 점과 미국내 사업의 노하우가 우리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
우리정부도 미국의 전파 경매에 영향받아 전파경매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매매가 실시될 날이 머지 않은 것 같다. 李玟鎬 본지 뉴미디어전문기자.經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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