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賞 발표 초읽기 제작社 막판로비 치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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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불과 1주일여 앞두고 미국영화업계는 치열한 막후로비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가 주관하는 영화계 축제행사의 하나지만 그 수상은 미국 주요영화사들의 흥행성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실제 『버라이어티』誌같은 쇼 비즈니스를 다루는 잡지는 『아카데미수상작은 세계시장에서 1억 달러의 흥행수입을 너끈히 보장할 것』이라고 진단한다.따라서 아카데미상은 영화사들에게 작품을 판매하는 최고의 기회가 되고 있다.매년 크리스마스시즌부터 이듬해 3월말 수상작 발표까지 영화에 대한 선전공세가 한층 치열해지는 것도 이 때문 이다.
지난달 14일 발표된 후보작 가운데도 영화사의 입김이 강하게작용한 작품이 끼어있다는 설이 할리우드에 파다하다.
대표적인 작품이 아카데미상 4개부분에 지명된 『조지왕의 광기』다.이 작품은 비평가들로부터 호평받았지만 소재부터가 일반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일반적이었다.할리우드에서는 배급사인 새뮤얼 골드윈사가 이례적으로 40만달러의 선전비를 들여 후보작으로까지 밀어올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수상결과와 관계없이 이번 아카데미상 후보작발표에서부터 벌써 만족해하는 영화사도 있다.인디펜던트라 불리는 독립프로덕션에서 제작한 작품을 배급해온 톱 미라맥스사는 『펄프 픽션』이 7개부문에 오른 것을 비롯해 22개작품이 노미네이트돼 흥행수지타산을계산하느라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이 가운데도 우디 앨런이감독을 맡은 『브로드웨이를 나는 총알들』이나 뉴질랜드영화 『헤븐리 크리차즈』가 지명된 것은 순전히 마케팅솜씨에 정평있는 톱미라맥스사의 실력이 발휘된 것이 라고 입방아를 찧는 사람들이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정한 심사에 대한 이의제기도 무성해 올해 아카데미본부는 말썽많은 다큐멘터리 영화부문의 노미네이션과정에 대해 조사를 착수한다는 발표까지 했다.그렇지만 시상식이 가까워지면서 영화사들은 일단 극장에서 회수했던 작품 들을 재상영하며 심사위원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려 하고 있다.이번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27일(뉴욕시간) 열릴 예정이다.
尹哲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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