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문단 아시아계작가 3파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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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미국 문단에서 한국.중국.일본계 작가 3명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작품을 내놓아 화제가 되고있다. 중국계 소설가 에이미 탠의 소설 "부엌 신의 아내"(The Kitchen God's Wife)와 "조이럭 클럽"(The Joy Luck Club)이 대히트를 기록한데 힘을 얻은미국 굴지의 출판사들이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발굴했던 아시아계작가들의 작품을 차례차례 내놓고 있는것이다. 지난 89년 발표된 "조이 럭 클럽"의 경우 뉴욕타임스 하드커버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최장기간 오른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93년에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이번에 또다시 아시아계 열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는 작품들은 미국 오리건大 문예창작과 조교수인 한국계 이창래씨의『네이티브 스피커』(Native Speaker.퍼트남刊)와 중국계인 더니스 청의『첩의 자식들』(The Concubin e's Children.바이킹刊),에이미 야마다의『쓰레기』(Trash.고단샤刊).
이 작품들의 공통점은 주인공이 모두 아시아계고 아시아 각국의특유한 문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타임.월스트리트 저널.퍼블리셔스 위클리등 미국의 유력 신문과 잡지에서도 이미 이들 작품이 다양한 문화에 대한 미국인들의 이해를 높여줄 것이란내용의 서평을 실었다.특히 추리기법을 가미한 이창래씨의 작품이평론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네이티브 스피커』의 주인공 헨리 박은 미국에서 대학교육을 받고 영국인 아내와 사는 재미한국교포 2세.사설탐정으로 한국계정치인인 존 쾅의 뒤를 캐는 임무를 맡은 그는 쾅에게서 그만 부친의 옛날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쾅의 이미지가 단돈 2백달러를 들고 미국에 첫발을 내디딘 뒤 한시도 한국적 정서를 잊지 못하던 아버지의 이미지와 영락없이 맞아 떨어졌던 것이다.작품 전편에 걸쳐 아이덴티티를 찾아 나서는 재미교포들의 애환이 잔잔하게 그려지고 있다.
중국계인 더니스 청의 『첩의 자식들』은 80년대 피에르 트뤼도 캐나다총리의 경제고문을 지냈던 저자의 가족사를 그린 작품.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중국공산정권 때문에 60여년을 헤어져 살았던 가족이 우연한 기회에 재결합한다는 줄거리.
령 마이 잉이라는 여주인공은 1924년 밴쿠버에 이민와 찬 삼이라는 사람의 첩이 된다.마이 잉은 밴쿠버 차이나타운에서 찻집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찬 삼이 중국에 남겨두고 온 가족들에게돈까지 부쳐주고 뒤에는 두 딸을 남편의 첫부인에 게 교육받도록중국으로 보낸다.찬 삼과 그의 첩이 죽은 뒤 1987년 캐나다에 남아 있던 딸이 중국을 여행하던 중 중국당국의 도움으로 자매들을 만나는 것으로 작품은 끝난다.캐나다에 남았던 딸이 바로저자의 어머니다.
에이미 야마다의『쓰레기』는 침대에 손이 묶인 여주인공 코코를묘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얼핏 보기에 센세이셔널하지만 환락가.
결손가정.마약중독이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는 사회환경에서도 순수한 사랑과 신뢰를 추구하는 젊은이들의 건강한 이 야기다.
주인공 코코는 일본에서보다 미국에서의 생활을 더 편하게 생각하는 젊은 일본계 여성.뉴욕의 한 미술관에서 일하던중 코코는 릭이라는 늙은 흑인을 만나는데 릭은 코코와 언젠가는 헤어질 것이 두려워 사랑하기를 거부한다.타고난 로맨티스트인 코코는 릭의마음을 열려고 헌신적으로 사랑을 바치는데 느닷없이 릭의 10대아들이 연인으로 다가옴에 따라 정신적 갈등에 빠진다.
鄭命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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