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위원ㆍ나경원의원, ‘복수혈전’ 맞붙어

중앙일보

입력

강금실 대통합민주신당 최고위원과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이 맞붙었다. 지난 대선 때 양당에서 오간 고소ㆍ고발건 때문이다.

사건의 전말은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입’으로부터 시작됐다. 지난달 30일, 임시국회 교섭단체 원내대표 연설에 나선 안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에서의 네거티브 (선거)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밝혔다.

이에 강 최고위원은 1일 신당 확대간부회의에서 “끝까지 복수혈전을 벌여서야 되겠느냐”며 “압승한 당이 (패한)통합신당을 향해 ‘끝까지 정치 보복하겠다’는 선언부터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함께 참석한 의원들이 강 최고위원의 발언에 박수를 치며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3일 논평을 통해 “복수혈전이니 치사한 정치니 하는 것을 보면 한나라당이 고소 고발 사건 취하에 합의하지 않아 걱정이 많은 모양인데 그렇다면 애초에 네거티브를 하지 않았어야 마땅하지 않는가”라고 반박했다. 그는 강 위원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이것이 복수혈전인가? 국민적 의혹을 규명한 것뿐이라는데 사실은 국민적 의혹을 만들고 키운 게 많기 때문에 네거티브 제조 공장이란 비판을 듣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때 주고받은 고소는 선거 후 취하하는 것’이 통설로 내려온 정치권에서 강 최고위원과 나 대변인의 ‘복수혈전’ 충돌은 이례적이다.

이지은 기자


▶1일 대통합민주신당 제12차 확대간부회의

강금실 최고위원

어제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께서 “대통령선거과정에서 네거티브 캠페인을 한 정치인은 끝까지 추적해서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연초부터 이렇게 말씀하셔야 되겠나. 네거티브 캠페인이 있었나.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이명박 당선자의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해서 쌍방 고소 고발 수십 건이 계류되어 있다. 어떻게 처리해야 되겠는가. 아량과 포용을 보여 화해하고 합의하고 미래를 펼쳐가는 것이 대통합의 정치다. 그것이 국민이 바라는 정치다. 이렇게 끝까지 복수혈전을 벌이겠다는 것인가. 용렬한 정치, 치사한 정치다. 한나라당이 이렇게 시작하면 안된다. 압승한 당이 신당을 향해 끝까지 정치 보복하겠다는 선언은 안된다. 국민이 바라는 정치는 이런 모습이 아니다. 대통합과 포용, 화해 정치를 보여줘야 한다. 복수에 올인하고, 영어에 올인하고 이게 뭔가. 국민이 원하는 것은 경제살리기다. 민생에 관심을 기울이고 용렬한 정치, 치사한 정치는 거둬달라. 간곡히 부탁드린다.

▶3일 나경원대변인 논평

강금실 신당 최고위원이 한나라당이 지난 대선에서의 네거티브 책임을 묻겠다 한데 대해 복수혈전이라며 반박했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적 의혹을 규명한 것일 뿐 네거티브는 없었다고 까지 말했다.

그동안 대선이 끝나면 여야는 선거 과정에서 고소 고발 사건을 서로 취하했던 게 관례였다. 그러다 보니 무책임한 네거티브·흑색선전이 더 기승을 부리고 결국에 가선 지난 2002년 김대업과 같은 정치공작에 의한 정권 찬탈 행위까지 일어나게 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선거가 끝나도 네거티브의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공언했고 이제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약속을 국민 앞에 지키겠다는 것이다.

강금실 위원이 보기엔 이게 복수혈전인가? 국민적 의혹을 규명한 것뿐이라는데 사실은 국민적 의혹을 만들고 키운 게 많기 때문에 네거티브 제조 공장이란 비판을 듣고 있는 것이다.
복수혈전이니 치사한 정치니 반응을 보이는 것을 보면 한나라당이 고소 고발 사건 취하에 합의하지 않아 걱정이 많은 모양인데 그렇다면 애초에 네거티브를 하지 않았어야 마땅하지 않는가?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은 깨끗한 선거를 실현해 돈 선거를 퇴치하는데 성공했다. 이제 하나 남은 것은 네거티브다.

네거티브·흑색선전·공작정치에 대한 책임을 물어 다시는 그 같은 잘못된 선거 행태가 발을 못 붙이게 해야 한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 국민들은 전적으로 공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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