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점>"거꾸로 가는 시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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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거꾸로 가는 시계로 세상을 한번 바로 보세요.』 25년간 희한한 시계만 만들어온 소된다(본명 蘇秉國.47)씨가 운영하는서울 을지로7가「거꾸로 가는 시계」전문 판매점.
겉보기에는 여느 시계점과 다름 없지만 속을 잘 들여다 보면 일반인의 통념을 한꺼번에 날려버린다.
시계바늘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시계,시침이 분침보다 긴 시계,12시자리가 9시.6시.3시자리에 있는 시계,초바늘대신 올빼미의 눈이 오르락 내리락거리는 시계등이 진열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68년 삼육대 신학과 재학중 기존의 틀이 싫어 꺼꾸로 가는시계를 처음 만들었다』는 것이 소씨의 설명.
매장에 들어서면 시계만큼이나 사람을 어리둥절하게 하는 것이 소씨의 차림이다.
안경테가 한쪽은 네모,한쪽은 세모인데다 넥타이 끈은 가는 줄이 넓은 줄 앞으로 내려와 있다.손목의 시계도 방향이 반대인 것은 물론 반은 쇠,반은 가죽 줄로 되어있다.날짜를 맞추는 촉도 시계 왼편에 달려 있다.
소씨는 『시계는 거꾸로 가야 지구의 흐름에 맞고 많이 도는 분침이 짧아야 에너지도 절약되는 법』이라며 『남과 똑같은 건 어려서부터 체질에 맞지 않는다』고 익살을 떨었다.
이 시계점에서는 1백여가지의 손목시계와 탁상시계등을 판매하고있으며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젊은이와 제자들을 데리고 오는 과학교사등이 주고객이다.가격은 일반시계보다 10%정도 높은 편.
단체주문생산을 주로 하고 있다.(268)6888 .
〈申容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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