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主 일사불란한 움직임의 비결-DJ사단 총동원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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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金大中)亞太평화재단이사장은 지난 8일 명동성당에서 자신을「미스터 지자제」라고 명명했다.지방자치제 실시도 단식등 자신의 오랜 투쟁결과 얻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는 민주당이 황낙주(黃珞周)국회의장과 이한동(李漢東)부의장을 공관과 자택에서「억류」한지 사흘째되는 날이었다.그후 민주당의 대여(對與)투쟁자세는 지금까지 흔들림없이 유지되고 있다.
전당대회 개최시기를 놓고 계파 갈등속에 분당 위기까지 치달았던 두달전에 비해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민주당이 이처럼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보이는 비결은 무엇일까.
사안이 선거법이라는 이유도 있지만「DJ사단」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8일 발언후 金이사장은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당내 최대계보인동교동계 의원들은 맹활약하고 있다.
통합선거법 개정안을 놓고 벌이는 투쟁과 협상의 전면,막후에 이들이 등장하고 있다.
12일 공권력 투입사태가 벌어진뒤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강경발언이 난무했다.그러나 동교동계 의원들은 협상론을 제기했다.한화갑(韓和甲.신안)의원,박지원(朴智元)대변인이 나와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동교동계의 좌장격인 권노갑(權魯甲.목포)부총재와 한광옥(韓光玉.서울관악갑)부총재는 대여 창구를 맡고있다.이들은 김덕룡(金德龍)민자당사무총장과 김윤환(金潤煥)정무1장관을 만나며 협상론에 무게를 실었다.
기초단체장과 의원을 분리해 공천하자는 반반론(半半論)도 이들의 막후협상에서 진전을 보고있다.민자당측도 이들이 내놓은 안(案)을 DJ카드로 간주하고 있다.
「DJ사단」의 움직임은 정보수집쪽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權부총재는 지방선거 연기설이 제기될때 안기부 문건을 공개해 일거에 분위기를 뒤집어 놓았다.朴대변인은 공권력 투입전 의장 공관에 대한 경찰의 동원시각까지 알아 맞히는 정보력을 과시했다. 그는 김용태(金瑢泰)내무장관.박일룡(朴一龍)경찰청장의 회동사실까지 공개했을 정도다.때문에 정치권에서는 DJ커넥션에 총동원령이 내려졌다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동교동계는 그러면서도 이기택(李基澤)총재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는데도 신경을 쓰고있다.대여 공세의 수위조절과 협상진전에 대해 李총재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물론 통합선거법 개정안 공방이 점차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李총재와 동교동계 간에는 보이지 않는 주도권 다툼도 있다.李총재쪽에서는 지방선거에 대해 전례없이 적극적인 金이사장의 행보에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金이사장은 오래전부터 지방선거에 유별난 관심을 보여왔다.정치권에서는 이를 지방선거후 金이사장의 등장 가능성과 연결시켜보기도 한다.
이번 DJ사단의 움직임은 그래서 예사롭지 않다.
〈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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