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중학생이 유치원생 유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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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입학을 앞둔 10대가 유치원생을 유괴했다가 5시간여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지방경찰청은 29일 평소 알고 지내던 유치원생을 유괴한 뒤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금품을 요구한 혐의(약취유인)로 金모(13.경북 칠곡군 왜관읍)군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金군은 지난달 28일 오후 6시쯤 칠곡군 왜관읍의 한 PC방에서 만난 유치원생 孫모(7)군에게 "잠깐 따라오라"고 꾀어 버스편으로 대구까지 데려간 것으로 밝혀졌다.

金군은 이어 대구지하철 동대구역에서 공중전화로 孫군의 아버지(53)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내일 아침까지 돈 1000만원을 준비하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金군은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된 崔모(13.대구시 동구 율하동)군 집에 孫군을 데려갔으나 崔군의 외삼촌(31)이 이를 수상히 여기고 경찰에 신고하는 바람에 이날 오후 11시40분쯤 경찰에 붙잡혔다.

金군은 경찰에서 "孫군의 형(14.중1)이 먹을 것을 사준다고 해 PC방에 갔으나 약속된 시간에 나타나지 않아 화가 났었다"며 "TV 뉴스에서 본 유괴사건을 흉내내 동생을 데려간 뒤 돈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대구=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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