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공행정 만족도, 미국 앞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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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전기·수도와 오락·문화, 공공행정 등에 관한 국내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선진국인 미국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금융·보험이나 숙박·음식업의 만족도는 미국에 비해 훨씬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생산성본부가 10년간 실시한 ‘국가고객만족도(NCSI)’ 조사 결과를 동일한 방법의 미국의 고객만족도(ACSI) 조사 결과와 비교한 것이다.

<표 참조>

배성기 한국생산성본부장은 29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NCSI 10주년 기념 국제 콘퍼런스’를 열고 “NCSI는 10년간 국가 품질 경쟁력과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1998년 첫 조사 때 국내 기업의 고객만족도는 미국과 평균 13.8점의 격차를 보였지만 지난해엔 3.3점 차로 좁혀졌고, 전기·수도 같은 일부 항목에선 미국보다 만족도가 오히려 높았다”고 전했다. 스웨덴의 고객만족 분야 전문가인 얀 에클로프(경제학) 스톡홀름대 교수는 “한국 기업의 고객만족지수가 크게 향상된 건 끊임없는 품질개선을 요구한 소비자와 소비자 기대에 부응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의 결과”라고 치하했다.

NCSI 조사는 상품·서비스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자 도입됐다. 고객 상대로 상품에 대한 기대 수준과 품질평가·충성도 등을 조사해 100점 만점 기준의 고객만족도를 측정한 것이다. 처음엔 37개 업종의 161개 기업을 조사 분석했다. 그러던 것이 대학이나 공공행정으로까지 대상이 확대돼 56개 업종 237개 기업으로 늘었다. 조사 대상 업종은 국내총생산(GDP)의 80%를 점한다. 고객만족도를 산출하는 표본 조사 대상도 3만7313명에서 6만4354명으로 증가됐다. NCSI는 그동안 고객만족 관련 국가 대표 지표로 자리매김하면서 국가 품질 경쟁력과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길잡이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생산성본부는 이날 10년간 NCSI 조사에서 뛰어난 성과를 드러낸 기업을 선정해 시상했다. 10년 연속 해당 분야 1위로 평가된 ▶삼성물산(아파트) ▶삼성전자(이동전화 단말기) ▶아시아나항공(국내) ▶진로(소주) 등 8개 업체가 대상을 받았다. 또 10년간 6회 이상 1위로 평가된 ▶현대자동차(승용차) ▶삼성전자(세탁기·개인용컴퓨터·에어컨) ▶LG전자(세탁기) ▶KT(전화) ▶삼성서울병원(병원) ▶하이트맥주(맥주) ▶영진전문대학(전문대학) ▶롯데백화점(백화점) ▶SK에너지(주유소) 등은 최우수상 기업으로 선정됐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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