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비난 모기지 회사 컨트리와이드 CEO 퇴직수당 350억원 포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2면

무너져 가는 회사를 떠나며 거액을 받으려던 미국 1위의 모기지 업체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의 안젤로 모질로(69·사진) 회장 겸 최고경영자가 결국 한 발 물러섰다. AP통신은 28일(현지시간) 모질로 회장이 당초 받기로 했던 3750만 달러(약 350억원)의 퇴직수당을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은퇴 후 회사로부터 매년 40만 달러씩 받기로 했던 고문료와 자가용 비행기 사용권도 함께 포기했다.

이 회사의 공동 설립자 중 한 명인 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회사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넘어가게 됐는데도 각종 연금·수당·보상금으로 거액을 받으려 해 비난을 받아왔다.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까지 “그는 ‘카드로 만든 집’(서브프라임 모기지를 지칭) 사태의 주요 설계자”라며 “터무니없이 많은 돈을 챙기려 든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모질로 회장은 지난해 모기지 산업 전체가 휘청거릴 때 자신이 그간 받은 스톡옵션을 현금화해 비난을 받았다.

그가 각종 수당·혜택을 포기한 것은 다음달 미 하원 정부개혁위원회가 청문회를 열어 모기지 부실로 손실을 입은 금융사 책임자들의 급여를 조사키로 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모질로 회장은 그러나 자신이 이미 받기로 돼 있는 연금과 이연 보상금에 대해선 구체적인 포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김선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