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경영체제 덕산그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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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그룹창업 5년만에 26개 계열사를 거느린「신흥재벌」로 부상해재계의 관심을 모았던 덕산(德山)그룹(회장 朴誠燮)이 결국 부도로 몰락하는 과정에서 막강한 재력을 지닌 朴회장 집안(家係)의 부도방치설등이 시중에 나돌아 가족경영체제에 관심이 모아지고있다. 박철웅(朴哲雄.82)前조선대총장과 정애리시(鄭愛利施.71)씨의 5남3녀중 2남으로 태어난 덕산그룹 朴회장(47)은 경기고-서울대를 나온 이른바 KS출신으로 집안의 총애를 받아온인물. 현재 朴씨의 형 성철(誠哲.50)씨는 클링커(시멘트 반제품)를 생산하는 홍성산업 회장이며,동생 3명 가운데 성봉(誠鳳)씨는 사망,4남 성국(誠國.40)씨는 계열사에 근무하고 있으며 막내동생 성현(誠賢.36)씨가 고려시멘트(주)를 운영하 고 있다.
지난 74년 미국유학(펜실베이니아大 경영학박사)을 마친 朴회장은 고려시멘트이사로 재계에 입문,지난 90년 재산분배 과정에서 물려받은 한국고로시멘트를 주축으로 덕산그룹을 설립했다.그후5년동안 朴회장은 광주.전남지역에서「하루 현금 동원력 9백억원」을 자랑한다는 어머니 鄭씨의 후광아래 ▲종합건설 ▲중공업 ▲전자 ▲유통▲언론사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에서 모두 26개 계열사를 거느리는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마구잡이식 기업확장과 방만한 경영을 거듭하던 朴회장은지난해 11월 악덕 채무업체로 낙인찍힌 무등건설을 인수,6백억원에 이르는 부채를 떠안으면서 서서히 침몰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朴회장은 어머니의 도움으로 무등건설 어음 3백억원을 간신히 막은뒤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각서를 썼으나 「주총을 거치지 않은 각서는 무효」라는 내용증명을 어머니 鄭씨에게 다시 발송,이에 분노한 鄭씨로부터 자금줄이 끊기는 결정타를 맞고 연쇄부도를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光州=具斗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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