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분야도 한류 열어야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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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한국 건축에 대한 중국의 관심은 크지만 이를 충족해줄 책은 적었습니다. 한류로 시작된 양국의 교류가 건축을 비롯한 보다 많은 분야로 확산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박경자(56·사진·여) 문화재전문위원(전통경관보전연구원장)이 물과 관련된 한국의 전통·현대 건축을 중국어로 펴냈다. 중국 국영출판사인 중국건축공업출판사에서 낸 『한국수경경관설계』다. 경복궁 경회루부터 청계천 분수까지 한국의 수경(水景)공간을 한데 모았다. 안양중앙공원·부천중동석촌공원 등 현대조경에 무게를 실은 이 책은 해당 공간의 사진과 함께 설계도도 실어 바로 ‘실전’에 응용할 수도 있도록 꾸몄다.

 박씨는 한국 건축을 중국에 꾸준히 알려왔다. 한국 곳곳의 공원·녹지대·광장 등을 정리한 『한국현대성시경관설계』(2003년), 한국의 아파트·오피스텔 정보를 모은 『한국주택구경관설계』(2005년)도 냈다. 건축 실무자를 위한 책을 통해 우리의 건축역량을 중국에 알리는 교두보 역할을 해온 셈이다.

 “2001년 중국 칭화대 교환교수로 있을 때 중국 관계자로부터 한국을 소개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지금까지 꾸준히 일해왔습니다. 중국에 한국 현대건축을 체계 있게 알린 건 처음일 겁니다.”

 박씨는 전통과 현대,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학자로 통한다. ‘안압지 조영계획에 관한 연구’로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조경기술자 자격도 딴 그는 현대건설·오림건설 등에서 근무했다. 한국과 중국, 일본 3국의 조경문화를 비교연구하는 게 평생의 꿈이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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