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국인타운 6곳 공식 지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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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서울시는 24일 마포구 연남동(중국인) 등 외국인이 많이 모여 사는 지역 6곳을 ‘글로벌 빌리지(외국인 마을)’로 지정했다. 해당 지역은 연남동 외에도 용산구 이촌1동(일본인), 한남1동(미국인), 이태원1동(미국인 등)과 서초구 서래마을(프랑스인), 강남구 역삼1동(미국인 등)이다.

 서울에 공식적으로 외국인 마을이 생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식 명칭은 ‘글로벌 빌리지’이지만 사실상 차이나 타운, 재팬 타운, 프랑스 타운, 아메리칸 타운에 해당한다.
 서울시는 또 서울 시청 주변과 여의도, 강남구 삼성동·역삼동 등 외국인 기업이 많은 지역 4곳을 ‘글로벌 비즈니스 존(외국인 사업구역)’으로 지정·고시했다.

 ◇외국인을 촌장으로 위촉=‘글로벌 빌리지’에는 조만간 외국인 전용 마을회관(글로벌 빌리지 센터)이 들어선다. 해당 지역의 외국인 공동체를 대표하는 사람이 촌장으로 위촉된다. 외국인을 중심으로 주민자치위원회가 구성돼 마을회관 운영을 맡는다. 외국인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마을회관에 모여 취미·여가·자원봉사 같은 클럽 활동도 하고 생활정보도 교환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곳에선 각종 고지서·안내문·행정서식과 증명서 발급 같은 행정 서비스가 외국어로 제공된다. 외국어에 능통한 구청 직원이 파견돼 외국인이 서울에서 생활하면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불편사항을 상담해 준다. 직장에 다니는 외국인들이 자녀를 맡기기 편하도록 외국인 어린이 보육시설도 마련된다. 내과·치과·소아과 같은 동네 병원에선 외국인 통역 서비스가 지원된다.

 거리는 지역별 특성에 따라 중국풍·프랑스풍·일본풍 등으로 꾸며진다. 거리 표지판이나 안내판은 해당 지역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외국인이 이용하는 언어로 표시된다. 서울시는 거주 외국인의 문화에 맞는 축제나 벼룩시장 같은 행사도 유치할 계획이다.

 ◇외국 기업도 적극 지원=‘글로벌 비즈니스 존’에서는 외국인들이 서울에서 기업 하기 편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서울시는 정부와 협의를 거쳐 ‘글로벌 비즈니스 존’에 있는 외국 기업은 한국인을 우선 고용하지 않아도 되도록 규제 완화를 추진 중이다. 대신 한국인을 10명 이상 신규로 고용하면 보조금을 주기로 했다. 외국 기업들의 각종 애로사항은 23일 문을 연 ‘서울 글로벌 센터’에서 일괄적으로 처리해 줄 계획이다.

 이 밖에 서울시는 명동·남대문·동대문·인사동·이태원 일대 등 5곳을 ‘글로벌 문화교류 존’으로 지정했다. 이곳에선 외국인 관광객들이 편하게 돌아다니며 안내를 받을 수 있도록 기존의 관광안내센터를 확대 개편한다. 외국어 안내판·지도·책자도 많이 만들어 관광객들의 눈에 띄기 좋은 곳에 배치한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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