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고 입시 준비 어떻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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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도입한 지역균형선발제에 따라 부산·경남지역에서 각각 5명의 학생들이 입학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2008학년도 입시에서 그만큼 합격했다. 부산지역 학생들에게 민족사관고(민사고)의 진학 문턱이 다소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 까다롭고 복잡한 것으로 알려진 민사고 입시를 단계별로 짚어본다.

서류전형 TEPS 850점 넘어야 통과

영재판별검사 수리과학영역 변별력 높아

심층면접 논리정연한 의사표현 필요

3단계 입학전형으로 선발
민사고 입학전형은 3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는 기본적인 학업능력을 판단하는 서류전형이다. 2단계는 현재의 학업능력으로 얼마나 많은 새로운 것을 탐색하고 계발할 수 있는지를 보는 영재판별검사다. 3단계는 학생의 인성을 평가하기 위한 심층면접이다.
단계별로 부산지역 학생들의 민사고 입학 가능성을 알아보자. 먼저 서류전형을 통과하기 위한 기본적인 내용부터 살펴본다.
일단 기본적으로 내신이 좋아야 하지만 반드시 전교 1, 2등을 계속 유지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세세한 등수보다는 꾸준하게 과목별로 우수한 성적을 유지하거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이 상승하는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 유리하다.

다음은 영어실력이다.
서류전형에서 토플이나 TEPS와 같은 공인영어성적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2007학년도 입시에서 서류전형 합격자의 IBT 평균점수는 98점, 2008학년도는 108점이었다.
TEPS는 최소 850점을 넘어야 서류전형 통과가 가능했다. 민사고 입학을 위해서는 이런 영어점수가 최소 중학교 3학년 여름방학 무렵엔 나와야 추가 준비를 할 수 있다.
 
학업계획서 일관성·독창성 중요
다음은 학업계획서. 대다수 미국 대학도 마찬가지지만 학업계획서가 입학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좋은 학교일수록 더 높아진다.
지원자들이 기본적으로 좋은 성적을 제출하기 때문에 일정한 수준을 넘는 많은 학생 간에 학업계획서가 가장 두드러진 차이를 보여준다.
학업계획서에는 현재까지 어떤 학습을 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학업을 계속하고, 미래에 어떤 사람이 되려고 하는지 등이 반드시 구체적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성·독창성이다.
다른 글을 많이 차용했거나, 외부의 도움을 받은 흔적이 많이 보이는 글은 금방 눈에 띈다. 또한 자신만의 독특한 인생관을 보여주거나 솔직·담백한 글로 감동을 주는 학업계획서는 다소 불리한 객관적인 점수 차를 단번에 만회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5등급 이상 국어능력인증시험 성적도 기본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다. 물론 KMO나 민사고 경시의 수학성적은 서류전형을 통과하는 데 강력한 무기 중 하나다. 서울·경기지역 출신 서류전형 합격자 대부분은 민사고 수학경시대회 4등급, 지방학생들은 6등급 이상이었다.
다수의 합격자들이 민사고 주최 토론대회(우리말 토론대회·영어 토론대회·우리역사 바로알기), 수학·물리·화학·생물·천문 올림피아드 수상자였다.
 
발표력 좋으면 면접에서 유리
2단계에서는 서류전형을 통과한 입학정원의 2배 이내인 300명 정도의 학생이 영재판별검사를 한다.
영재판별검사는 인문사회와 수리과학 영역으로 나뉘는데 사회영역을 주로 보는 인문사회영역보다는 수리와 과학영역을 보는 수리과학영역에서 변별력이 더 많이 나타난다. 영문으로 작성하는 답안에서도 변별력이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영어쓰기 능력과 풍부한 독서 경험에서 나오는 독창적인 작문력도 변별력에 큰 영향을 준다.
학생의 잠재력을 보는 시험인 만큼 일반적인 시험에서 접하기 힘든 유형이 많이 출제된다. 구체적으로 4가지 영역으로 세분화되는데, 언어영역은 빈칸 채우기와 영어작문이 통합된 유형이 나온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문제들이다.

사회영역은 사회교과서에 기초한 평이한 유형이다. 수리영역은 전형적인 경시수준의 수학적 증명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많다. 과학영역은 탐구력 중심의 실험설계 경험을 하거나 과학상식이 풍부한 학생들에게 유리한데, 원리를 이해하되 실생활과 연결시키는 창의성이 요구된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구술면접과 인성면접으로 서류와 영재판별검사로 파악하기 어려운 학생들의 실제 지식활용능력을 평가한다.
면접 태도와 답변의 논리성·타당성·창의성을 평가하기 때문에 발표력이 약한 학생은 매우 불리하다. 또한 이 단계에서 영어 말하기 능력이 큰 변별력을 발휘한다. 한국어든 영어든 면접에서는 항상 간단하고, 논리적이고, 당당하고, 정직하게 발표해야 한다.
연습을 꾸준히 하면 의외로 빨리 발표력을 키울 수 있다. 민사고 합격생 중 외국유학 출신은 20∼30%밖에 안 된다. 영어의 유창성을 보는 것이라기보다는 제시되는 질문에 얼마나 적절·명료하게 대응하는가가 관건이다. 따라서 영어발음보다는 자신의 대답 내용에 초점을 맞추면 된다. 영어발음 때문에 절대 주눅 들 필요가 없다.

결론적으로 민사고 입학은 적절한 수준의 국어능력, 높은 수준의 영어와 수학능력, 내신이 우수한 학생 중에서 선발된 2배수의 학생들이 수학·과학의 창의성검사와 영어쓰기를 통과해 국어·영어를 섞은 면접과 체력검사로 최종 결정하는 종합적인 평가과정이다.
웬만한 미국의 대학입학사정보다 훨씬 정교하고 수준 있는 평가과정이다. 준비과정이 좀 복잡하다는 문제가 있지만 이런 과정을 거친 학생들은 앞으로 어떤 대학입시나 취업과정도 무난히 통과할 수 있는 능력을 미리 배양한다는 의미에서 한번쯤 민사고 입시에 도전할 필요가 있다.
김기현 링구아어학원 원장
lingua-academy.com
051-862-0556

● 민사고 3단계 전형
1 서류전형
내신: 기본적으로 좋아야 하지만 반드시 전교1,2등을 계속 유지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영어: TEPS 점수는 최소 850점을 넘어야 통과가 가능하다. 2008학년도 서류전형 합격자의 IBT 평균점수는 108점이었다.
학업계획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계획서 작성이 중요하다. 다른 학생과 차별성을 보여주는 것이 햄심.

2 영재판별 검사
입학정원의 2배 이내인 300명 정도 검사. 학생의 잠재력을 알아보는 시험으로 일반적인 시험과 달리 어려운 유형이 많이 출제된다. 인문과학·수리과학영역으로 나뉘는데 수리과학영역의 변별력이 높다. 영문답안의 독창적인 작문도 변별력에 큰 영향을 준다.

3. 심층면접
구술·인성면접을 통해 학생들의 실제 지식활용능력을 평가한다. 면접태도와 답변의 논리성 등을 평가하기 때문에 발표력이 좋으면 유리하다. 영어 말하기 능력이 큰 변별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영어의 유창성 보다 질문에 얼마나 명료하게 답변하는가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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