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은행 송금수수료 폭리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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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20일자에 실린 정승아씨의 「은행수수료…」투고에 의하면 은행은 송금수수료를 비싸게 받아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고,이와같이 수수료를 받는 것은 은행들이 방만한 자금운용의 폐해를 고객에게 전가시키는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이에대해 우선 몇가지 기본적인 사실을 밝혀두고자 한다.첫째,우리나라의 현행 송금수수료는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은행이 돈을 송금해주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고객이 부담해야 한다.전체경비중 10%정도를 차지하는 전산경비만을 예로들어 폭리를 취한다는 의견을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은행마다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나라 평균으로 고객이 단돈 1만원을 입금시키는데에만도 약 3백60원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
둘째,은행이 수수료를 받는 것은 은행이 손쉬운 수입원에 의지하기 위한 방편이 아니고 예대마진의 축소에 따른 당연한 결과다.즉 과거에는 예금금리를 낮게 받음에 따라 여러가지 서비스를 거의 무료로 제공했던 것이지 과거에는 수수료가 공 짜였는데 은행이 방만한 자금운용의 폐해를 고객에게 전가시키기 위해 수수료를 징수하게 된것은 아니다.상대적으로 높은 금리탄력도 아래에서영업을 하는 미국은행들의 경우에도 총수익에서 수수료 수익의 비중이 40%에 이르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이에비해 우리나라 은행의 경우 총수익중 수수료 수익의 비중은 10%이내에 불과한 실정이다.
김장희〈국민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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