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회장 景氣진단 시각差 이틀만에 해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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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정부와 재계의 경기(景氣)를 보는 시각이 엇갈리면서 경기논쟁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최종현(崔鍾賢)전경련(全經聯)회장이 16일 홍재형(洪在馨)부총리를 전격 예방한뒤 오후에는 역시 전격적인 「對정부 해명성」기자회견을 가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崔회장은 이날 오전 과천 종합청사를 방문,부총리 집무실에서 11시10분부터 35분까지 25분동안 洪부총리와만나 경제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崔회장의 洪부총리 예방은 특히 지난 14일 崔회장이 전경련회장 재선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은 경기과열 상황이 아니며경기진정책을 쓸 필요가 없다』며 정부의 정책기조와 정면으로 부닥치는 발언을 한지 이틀만에 이뤄진 것이어서 더 욱 주변의 관심을 끌었다.崔회장은 전경련 임원 한사람만을 대동했으며 재경원측 배석자는 없이 사실상 단독면담의 형식으로 이뤄졌다.
재경원 배영식(裵英植)공보관은 이에 대해 『이날 면담은 재경원이 요구한 것이 아니라 전경련쪽에서 오전9시쯤 전화로 면담요청을 해옴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유임인사를 겸한 예방』이라고 밝혔다.裵공보관은 또『이날 면담에서 崔회장이 「본의 아니게 정부와 정책대결을 하는 것같은 인상을 줘 송구스럽다」는 뜻을 부총리에게 전했다』고 밝혔다 崔회장은 또▲재계가 힘을 합쳐물가안정에 힘쓰도록 노력하겠으며▲세계화를 위해 재계도 적극 호응.동참하겠다는 뜻도 전했다고 裵공보관이 설명했다.
○…崔회장의 기자회견이 있을 것으로 언론사에 통보된 시각은 이날 낮 12시10분쯤.회견시작 시간이 오후1시20분이었으니 이날 회견은 급조된 느낌.
선경그룹 관계자들조차 기자회견 통보를 믿지않고 회사로 확인할정도였다.崔회장은 당초 오후2시 신입사원들과의 간담회를 갖기로돼 있었다.
崔회장은 과천청사에서 洪부총리를 만난 뒤 바로 전경련회관으로와 식사도 제대로 못한채 기자회견을 가졌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회견장에 들어설때 어둡고 시무룩한 모습을 보였던 崔회장은 그러나 자리에 앉기전 이례적으로 기자들과 악수를 청하며 태연한 모습을 보이려 애쓰는 듯했다.
회견에는 또 전례없이 손길승(孫吉丞)그룹 기조실장이 배석해 사태의 심각성을 읽게 했으며 그룹과 전경련 관계자들이 대거 배석,가라앉은 분위기에서 회견이 이뤄졌다.
崔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14일 전경련회장에 연임된 직후가진 기자회견의 일부 내용이 마치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것처럼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
崔회장은 『발언의 톤이 지나치게 강했는지 마치 재계가 정부에대결하려는 것처럼 비쳐졌다』며 『대통령이 내세운 세계화 시대를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내놓은 기존의 각종 정책을)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었지 정부에 대항하려는 의미는 추호도 없었다』고설명했다.
崔회장은 또 『그날(14일)여러분들이 정부정책에 대한 반대논리를 펴는거냐고 물었을때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세계화로 가면서현재의 재벌정책이 타당한 것인지 다시 검토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하지 않았느냐』고 상기시키면서 정부에 대항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음을 재차 강조.
이와관련,崔회장의 한 측근은 『정부측에서 특히 불쾌하게 여긴회견 내용은 고금리나 경기진정책에 대한 비판보다는 소유분산.업종전문화 등이 낡은 정책이라는 논리를 편 부분인 것 같다』고 분석. 崔회장은 이어 『직접(정부로부터)전화를 받은 일은 없다.회견보도후(선경그룹)회사 실무진이 여기저기서 전화를 받았다는보고를 받고 스스로 부총리 면담을 요청,만나게 됐다』고 소개.
그는 이어『기업이 국가를 대표하는 정부에 대항하려는 것은 있을수 없음을 해명,양해를 받았다』면서 『갑자기 기자들을 불러 미안하다』고 말했다.
전경련측은 이날 사진기자들이 몰려들자 『사정이 그런만큼 사진만은 찍지 말아달라』며 통사정하다 그래도 기자들이 회장실로 향하자 복도를 막고 진입을 금지시켰다.
趙鏞鉉.閔丙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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