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드에서>KBO총재 3년임기 너무 짧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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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오늘의 메이저리그는 15년이상 장기집권했던 랜디스판사.포드 프릭.보위 쿤 등 세 사람의 커미셔너에 의해 그 기틀이 잡혀졌다고 할 수 있다.랜디스판사는 도덕성의 회복으로 관중들이 프로야구를 신뢰하고 사랑하게 만들었다.홍보와 흥행의 귀재였던 기자출신 포드 프릭(1951~1965년)은 사이영상을 비롯해 월드시리즈MVP,올스타MVP 등 오늘날 시상되는 거의 모든 상을 제정했다.또 화해와 조정의 명수였던 보위 쿤(69~84년)은 새구단창설과 야구의 올림픽가입에 앞장 섰다.
불과 2년반 사이 3명의 커미셔너를 갈아야 했던 우리 프로야구가 지난 8일 새 커미셔너로 전 법무부장관 김기춘(金淇春)씨를 맞아들였다.낙하산인사라는 비난은 있었지만 새 커미셔너가 야구광이라는 주위의 평이고 보니 불행중 다행이라고 할까.
미국의 예에서 보듯 커미셔너라는 자리는 잠시 거쳐가는 그런 명예직이 아니라 커미셔너가 앞장서 이끌어 가야 하는 일하는 자리다.때문에 현재의 임기 3년은 너무 짧고 최소한 5년은 돼야무언가 소신을 갖고 일할수 있지 않나 싶다.金총 재의 잔여임기가 2년이니까 한번쯤 더 연임(3년)해야 제대로 일할 수 있다는 얘기다.본인자신이 그런 의욕과 애정을 가져 주었으면 싶다.
우리 야구도 지금 세계화와 지방화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 한다.올림픽 상위입상,외국인 선수.코치의 영입,내국인선수의해외진출,미국.일본.대만 프로야구와의 교류 및 관계정립 등이 세계화의 과제다.
또 올해부터 시작되는 지방자치단체장선거와 맞물린 지방화도 크게 신경써야 할 과제의 하나다.지역이기주의 타파와 함께 전용구장 확보,지역연고제 재검토,지역아마야구 육성.지원등이 문제가 된다. 대내적으로는 기형적인 경기제도의 개선,아마와 프로의 상호보완과 협력,동맥경화증세가 보이는 야구협회사무처의 활성화,장기계획의 수립 등도 큰 일거리다.
하나 덧붙여 조언하고 싶은 것은 신임커미셔너가 검사.중앙정보부.법무부장관을 거치면서 쌓은 이미지를 조금 바꿔 달라는 것.
보위 쿤은 『커미셔너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유머감각이다.재단과 처벌보다는 화해와 조정의 기능이 더 두드러지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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