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접촉 새 통로 시도-YS.野총무 이례적 조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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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신기하(辛基夏)원내총무는 10일 오후 이례적인 전화를받았다.지역구인 광주를 방문하던 중이었다.전화는 청와대에서 걸려왔다.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11일 아침식사를 함께 하자는 내용이었다.즉각 서울로 올라온 辛총무는 북아현동 으로 이기택(李基澤)대표를 찾았다.상황을 보고하고 지침을 받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李대표는 부재중이었다.辛총무는 밤에야 전화로 이를 보고했다. 11일 아침 金대통령과 辛총무는 청와대에서 대좌했다.辛총무는 민자당의 현경대(玄敬大)신임총무가 동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정작 참석자는 그 혼자였다.조찬은 7시20분부터 1시간40분간 계속됐다.밥에 아욱국.계란프라이,우유 한잔이 메 뉴였으나 시간은 길었다.
辛총무가 『야당총무의 입장에서 대통령께 몇마디 건의를 하겠다』고 입을 열었다.『여야관계가 교착상태에 있으니 민주당의 李대표와 만나십시오.』 그러나 대통령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던 것 같다.辛총무는 구체적으로 전하지 않았지만 『과거 영수회담때의 불편한 심기가 아직 풀리지 않은 것 같은 감을 느꼈다』고 소개했다.辛총무는 『김대중(金大中)亞太평화재단이사장같은 분을 자문역으로 삼아 의견을 들으라』고도 권했다.
이어 辛총무가 전두환(全斗煥)前대통령등이 조사대상인 5.18가해자에 대한 기소를 주장했다.『검찰판단으로 죄가 있다면 기소해야 대통령이 걸어온 길과도 합당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이에대해 『그 문제에 관해 어떤 보고도 받지 못했다』며 『보고받고 생각해보겠다』고 했다.대통령은 또 국가보안법 폐지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상황이 변화없다』며 『북한이 미군철수를 기대하면서 보안법폐지를 요구하는 의도에 순순히 따라줄 수 없다』고 부정적 반응이었다.
辛총무는 이어 『지역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인사의 불공평을 해소하고 자원배분을 고르게해야 함에도 지난 개각은 이에 역행했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그런 다음 『대통령이 말은안했지만 고개는 끄덕였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이날 대좌에 대해『과거 민추협도 같이했고 통일민주당시절 辛총무가 총재특보를 맡았던 적도 있다』고 개인적 인연을 강조했다.그러면서 『辛총무가 합리적이고,정기국회후 한번 만나자는 약속도 있었다』고 말했다.
辛총무도 『과거 민주화운동 때부터 지도자로 모셨다』고 金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했다.양측 모두 자연스런 만남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金대통령이 연두회견에서 한 말을 상기해보면 의미가 새로워질 수도 있다.그는 바람직한 여야관계에 대해 언급하며 『미국은 대통령이 여야 원내총무를 만나 협조를 당부한다』고 소개했다.정치게임 성격이 있는 대표회담같은 형식은 지양 되어야 한다는 뜻이었다.이로 미루어 보면 이날의 조찬은 金대통령의 새로운시도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이원종(李源宗)정무수석은 『앞으로는 총무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金敎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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