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親日派자손 선조재산환원 宋돈호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평생 짓눌러왔던 친일파 자손이라는 응어리를 풀고 역사에 지은 죄를 갚을 수 있는 해법을 찾다가 결국 선조가 남긴 재산의사회환원이라는 방법을 택했습니다.』친일파 송병준(宋秉畯)의 증손자로 일생동안「조상의 업보」라는 굴레를 추스르며 살 아온 송돈호(宋墩鎬)씨는「결단」의 심경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다음은 宋씨와의 일문일답.
-재산환수작업의 계기는.
▲선조의 재산을 찾아나선 계기는 친일파의 자손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10여년 이상 다니던 건설회사를 쫓겨난 5년전이다.휴직 직후 여유가 생겨 조상의 산소 소재지 확인작업을 벌이며 족보등 문중관련자료를 뒤지다보니 우연히 알지 못했던 문중의 재산들이 확인돼 이후 본격적으로 선조의 재산을 찾아나서게 됐다.
-재산환수및 확인 과정에서 힘든 점은 없었나 ▲재산확인작업과환원작업을 추진하면서 이권에 끼어든 부동산업자등 주변사람들에 의해 시달렸던 된 것이 어려웠다.특히 재산환수과정에서 또다시 주변으로부터 친일파 시비에 휘말리게 된 것이 가장 힘들었다.
-재산을 사회에 기탁할 것을 마음 먹게 된 계기는.
▲평소 알고 지내던 李모목사가 재산환수작업 추진과정에서 마음고생이 심한 사실을 알고『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면 어떻겠느냐』고권유해 갈등끝에 장애인들의 재활 학원재단 숭덕원을 소개받아 지난해 1월15일『환수된 재산은 모두 숭덕원에 기 증,장애인학생의 재활을 돕는 일에 쓰도록 한다』는 동의서를 쓰는「결단」을 내렸다. -재산환원문제로 가족등 친지들과 갈등은 없었나.
▲지금도 전혀 없지는 않다.그러나 5남매의 장남으로서 재산환원문제를 놓고 가족회의를 수차례 여는등 노력을 기울여 이젠 동생을 비롯해친지들의 의견이 어느정도 정리된 상태다.
현재 서울중구약수동에서 친구와 함께 방수장비판매등 조그만 시설보수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宋씨는『재산환원을 통해 역사에 지은죄를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일부 재산을 제외하곤 아직 확인이 안된 재산이 많은데다 자칫 소유권 분쟁에휩싸일 수도 있다』며『재산환원작업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일생일대의 소원』이라고 밝혔다.
〈表載容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