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전략 두 변수들] 미국·일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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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위피(휴대전화 무선 인터넷 접속 방식) 표준화 철회해 달라"

휴대전화용 무선 인터넷 접속 프로그램의 표준화 문제가 한.미 통상 협상의 현안으로 떠올랐다.

미국은 25일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외교통상부에서 열린 한.미 통상 현안 분기 점검 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무선 인터넷 접속방식(플랫폼)인 '위피(WIPI)'표준화가 통상장벽이 될 수 있다며 철회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 위피는 휴대전화로 인터넷을 이용할 때 쓰이는 인터넷 접속 방식으로 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한국 기술진에 의해 개발됐다. 업계에선 앞으로 어떤 무선 인터넷 접속 방식이 표준기술이 되느냐가 휴대전화 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측은 위피가 표준이 될 경우 미국 통신업체 퀄컴이 개발한 '브루(BREW)'의 시장 진입이 차단돼 결과적으로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퀄컴은 휴대전화 접속방식인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기술로 한국 업체에서 막대한 로열티를 받아왔다.

이에 대해 정부는 위피는 통신업계가 자율적으로 개발한 데다 선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업계도 참여한 만큼 정부가 강제할 사안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 일본 "공산품 관세 모두 없애야"

일본이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공산품에 대한 관세를 조기에 전면 철폐할 것을 요구했다. 일본은 지난 23일부터 사흘간 도쿄(東京)에서 열린 한.일 FTA 2차 협상에서 세계 교역 12위인 한국이 공산품에 대해 관세를 전면 철폐하는 것이 FTA 취지에 맞는다고 주장했다.

일본 측 협상 관계자들은 "2005년 타결 목표인 한.일 FTA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으면 한국 대신 다른 나라와 FTA를 맺을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을 압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일본 경제산업상도 지난 21일 황두연 통상교섭본부장을 만나 "한국이 FTA 협상에서 개발도상국과 같이 일부 공산품에 대한 관세 유예를 주장하는 것은 의아하다"며 한국이 일본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자동차.전자.기계.부품소재 산업의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려는 움직임을 경계했다. 경제산업성은 최근 경쟁력이 있는 자국 공산품의 수출시장을 넓히기 위해 경쟁력이 약한 섬유산업 등의 관세도 전면 철폐해야 한다는 내용의 FTA 협상 전략을 마련했다.

정재홍 기자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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