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이것이궁금하다>쇠고기 부위별 특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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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회사원 P씨는 이번주초 동네 정육점에서 부위별 쇠고기에 대해아는체를 좀 했다가 무안을 당했다.
퇴근길 전철안에서 신문을 읽다 쇠고기의 부위별 판매제가 실시된다는 기사를 본 P씨는 아파트상가 정육점에 들러 제비추리 5백g을 달라고 했다.
그런데 정육점 주인은 P씨에게『제비추리가 뭔지 알기나 하느냐』고 되물었다.
우물쭈물하는 P씨에게 정육점 주인은『그런 고기는 소 한마리를잡아봐야 조금밖에 나오지 않으므로 일반정육점의 부위별 판매대상이 아니다』며 핀잔주는 것이 아닌가.
결국 제비추리도 사지 못하고 정육점을 나온 P씨는 다음날 축협공판장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쇠고기에 관한 여러가지 궁금증을 해소했다.
도축장에서 소를 잡아 가죽을 벗기고 머리.내장.피 등을 제거한 상태가 지육(枝肉=뼈가 붙어있는 덩어리 고기)이고,지육에서뼈를 추려내면 정육(精肉)이 된다.보통 소 한마리를 잡을 경우정육의 수율은 평균 38%다.4백㎏기준 소 한 마리를 도축하면살코기가 1백50㎏ 남짓 된다는 얘기다.
그런데 쇠고기는 보통 안심.등심.채끝.우둔.설도.목심.앞다리.양지.사태.갈비등 10개 부위로 나뉘는데 맛이나 용도가 모두다르다. 등심은 등뼈를 감싸고 있는 고기로 수율이 11.8%다.소 한마리에서 생산된 정육중 11.8%가 등심인 셈이다.스테이크나 등심구이용으로 적격이어서 부위별 가격이 가장 비싸다.등심과 함께 스테이크.로스구이용으로 적격인 안심과 채끝의 수율은각각 3.5%와 6.2%다.
P씨는 공판장 친구에게 제비추리는 어디를 말하느냐고 물어봤더니 바로 갈비쪽에 있다고 했다.갈비 아래 횡경막을 감싸고 있는고기가 제비추리며 생산수율은 0.5%정도 된다고 했다.1백㎏짜리 소 한마리를 잡아도 5백g이 채 안나온다는 것 이다.
양지,사태 등 국거리용은 값이 등심.안심.채끝등 로스구이용 다음이다.양지의 수율은 14%,사태의 수율은 6.8%정도 된다.그런데 사태 부위에서 근육이 가장 큰 아롱사태는 육회용으로 최적인데 사태에서 차지하는 분량은 10분의1정도 된다.
또 양지에는 흰 근막질로 둘러싸인 차돌백이가 포함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차돌백이도 양지의 10분의1정도 되는데 독특한 맛이 있어 구이용으로 괜찮다.
그러나 제비추리나 차돌백이 등이 모두 조금밖에 생산되지 않는특수부위라서 일반인들이 정육점에서 구입하기는 어렵고 고기를 많이 쓰는 큰 식당에서나 구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柳秦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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