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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한국엔 무역전쟁 걸지마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미국(美國)이 「공격적」6대 통상전략을 마련하고,그 일환인지는 몰라도 한국(韓國)에 무역전쟁(貿易戰爭)을 걸 것같다는 외신보도는 우리를 불쾌하게 한다.한마디로 지금 한미(韓美)통상관계는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우리측 평가를 뒤집 을만한 뚜렷한 갈등 요소가 없고,따라서 미국은 전통적인 우방에 무역전쟁을걸 여지가 없다는 것이 우리의 견해다.단지 지금 논의되고 있는자동차시장 개방등 몇가지 현안에서 한미간에 견해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것도 원만한 타협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특별히 미국의 불만을 살 요소는 없다.
무엇보다 그동안의 협상 결과가 반영된 양국 무역수지가 장기적으로 우리측의 적자 내지 균형에 가까운 소폭 흑자 선에서 맴돌고 있는 것을 보면 저간의 사정을 알 수 있다.그런데도 미국의조야(朝野)가 중국(中國)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 결정에 이어 다음 공격목표로 한국을 선정한듯한 인상을 주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것은 너무 세련되지 못한 처사다.
지난해 통상협상에서 미국이 가장 불만을 나타낸 육류(肉類)제품 유통기간 연장 문제는 미국측 요구대로 의견이 접근중이다.따라서 미국은 북핵(北核)문제등 모든 외교분야에서 가장 협조적인한국에 조급한 압력이나 부당한 폭언을 하지 말기 바란다.중국과의 무역전쟁 발단이 된 지재권(知財權)보호 문제도 한국에서는 크게 개선된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6대 통상전략이 세계무역기구(WTO)체제안에서 그 체제로의 이행을 촉구하는데 중점을 둔 것이라면 우리도 반대할 이유는 없다.가령 反덤핑관세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법체제 정비나보조금 감축과 상계(相計)관세 발동을 수용할 준 비도 WTO 규정이 정한 기간내에 이행할 태세가 돼있기 때문이다.오히려 미국도 WTO체제 아래서는 모든 무역분쟁의 해결 창구가 WTO로일원화된다는 점을 존중하면서 쌍무적인 압력의 남발을 삼가야 할것이다. 물론 우리도 미국의 부당한 압력에는 의연히 대처하되,양보할 것이나 개방할 것이 있다고 판단되면 흔쾌히 응해야 함은두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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