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금연 선언] 금단증세 이기려면 체력부터 키워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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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 17면

“의지가 얼마나 약하면 아직 담배를 끊지 못하나?”

① 흡연은 정신질환이다 ② 의지만으로는 안 된다 ③ 내게 맞는 금연법 있다

담배를 끊고 있는 사람이 흡연자에게 이런 얘기를 하면 자신의 ‘확실한 금연’에 도움이 되겠지만, 그렇다고 듣는 사람이 담배를 끊을 수는 없다.

애연가가 담배를 끊지 못하는 것은 대부분 의지가 아니라 체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체력이 약하면 금단증세를 견디지 못해 금연에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인체의 자연치유 시스템이 고장 나 몸이 쇠약해지면 담배를 더 찾게 된다.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이면 쉬어야 정상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술·담배를 찾고, 이 때문에 더 피로해지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금연에 돌입했다가도 피로나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실패하곤 한다. 따라서 매일 피로와 스트레스 등에 찌들어 사는 사람은 금연을 시작하기 전 몸을 추슬러야 하고, 금연에 돌입한 뒤엔 휴식 시간을 평소의 2~3배로 늘리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좋다. 물을 자주 마셔야 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평소 남의 얘기를 귀담아듣지 않고 자기합리화를 잘하는 사람, 충동적인 사람도 담배를 끊기 힘들다. 이런 사람은 대체로 뇌에서 이성을 담당하는 이마엽(전두엽)보다 감정과 본능을 담당하는 가장자리계(변연계)가 더 발달해 있어 이성이 감성을 통제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묘하게도 뇌에서 술과 담배·마약·도박·게임 등의 중독 부위는 같은데, 이 부위가 취약한 사람은 담배를 끊기가 쉽지 않다. 이들은 금연을 위해 약물이나 니코틴 패치 등 금연보조제를 이용하거나 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일부 약물은 우울증·자살충동 등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의 확인을 받고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5, 6년 전까지도 담배를 끊은 독한 사람에게 딸을 주지 말라는 말도 있었지만, 요즘은 아직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 딸을 주지 말라는 얘기가 있다. 체력·충동성·절제력 등을 고려하면 절묘할 정도로 옳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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